한문화/역사공부방

2. 설날 조랭이 떡국과 환단고기 (대전일보 기고문)

윤석현 | 2012.11.19 16:25 | 조회 10486

설날 조랭이 떡국과 환단고기

이 글은 대전일보 2012년 1월 25일에 실린 글로 원문은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988493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설을 쇠다 보니 문득 어릴 적 외갓집에서 먹던 개성식 조랭이 떡국이 생각났다. 미국에서 온 6살 어린아이 눈에는 눈사람이 뜨거운 국물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서울 통인동 외할머니 한옥 집에는 해마다 메주가 처마 밑에 걸려 있었다. 메주를 알 턱이 없었던지라 대변 덩어리를 매단 줄 알고 코를 막고 "아이고 구려~" 했던 기억도 난다.

한국에는 떡국만 해도 들어가는 재료의 종류와 육수에 따라 맛이 지역마다 다르고, 설날에 먹는 음식의 가짓수도 다양하다. 평상시 반찬으로 올라오는 김치만 해도 종류가 수십 가지나 된다. 사람의 질병과 건강을 업으로 삼는 의사가 되어 보니 당시 먹었던 음식들 대부분이 발효식품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었다. 과학적이고, 수려한 음식 문화 하나만 놓고 볼 때 한국은 오랜 역사와 기품 있는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는 민족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자랑스러운 역사나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문화가 없다'고 가르치는 국사 교과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역사를 가르칠 때에는 후손들에게 자긍심을 주기 위해 '조지 워싱턴 방귀 뀌는 소리'도 미화하느라고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멀쩡히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도 없던 일로 만들고, 훌륭한 문화로 평가될 것들도 천한 문화로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TV에서 '배달의 기수'라는 국군방송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어디에도 우리가 왜 배달민족인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았다.

그에 대한 궁금증은 대학에 들어와 알게 된 역사책 '환단고기'를 읽고서야 풀리게 되었다. 환단고기는 각기 다른 시대의 한민족 역사서 5권을 역사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편찬한 한민족 9000년 역사서다.

이 책에는 고조선이 건국되기 전, 지금으로부터 6000년 전에 우리 조상들이 세운 나라 이름이 배달국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당시 통치자를 왕이라 부르지 않고 환웅이라 불렀으며, 18명의 환웅이 1565년간 나라를 다스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무술인 최배달이 자신의 이름을 '배달'로 지은 사연과 한민족을 '배달의 민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결국 한국인은 누구나 18대 환웅이 통치하던 배달국의 후손이기 때문인 것이다.

나아가 환단고기에는 집안에 족보가 있듯이 우리 민족에게도 왕권 계보의 국통맥이 있음을 밝히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9000년 전에 개국된 환국에는 7대 환인, 6000년 전 배달국에는 18대 환웅, 4000년 전 조선에는 47대 단군이 실존 인물로 존재하셨음이 기록되어 있었다.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9000년 역사가 눈앞에 펼쳐졌다.

패배의식만을 심어 주는 국사 교과서를 읽어서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환단고기를 읽은 후로는 찬란한 역사가 있는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생각됐다.

증산도 도전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때는 '원시반본의 시대'라 한다. 원시반본은 뿌리로,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우주의 가을철로 접어들면 뿌리 역사가 드러나게 되며, 인간은 자신의 근본을 찾아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든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환단고기 역사책 속에서나 존재하던 배달국 시대부터 환인 시대까지의 유물이 만리장성 밖 요하 지역에서 대거 발굴되었다. 신화 속에서만 존재하던 배달국이 실제로 존재하는 역사 속의 나라로 우리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더불어 작년은 한민족의 뿌리 역사를 되찾아 준 환단고기가 출간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해였다.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증산도 안경전 종도사님은 환단고기의 번역과 주석뿐만 아니라 해제까지 집필했다. 또 오래전 중국 땅이 되어 확인해 볼 수 없었던 환국과 배달국, 삼조선 지역을 직접 답사하고 찍은 고고학 유물 사진들을 수록해 넣었다. 원시반본 정신에 입각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민족 역사 교과서가 출간된 것이다.

정월 초하루는 온 가족이 모여서 조상님께 설 차례를 지내고 조상님의 살아온 인생 역사를 기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날이다. 가족의 역사가 있다면 민족의 역사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설날 연휴를 맞아서 정말이지 21년 만에 '환단고기'를 다시 펼쳐보았다. 과거의 소중했던 것들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게 되었을 때의 기쁨이랄까. 반갑고,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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