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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역사의 창] ‘유사 역사학’이란 용어

환단스토리 | 2023.11.14 09:10 | 조회 409

[이덕일의 역사의 창] ‘유사 역사학’이란 용어


2022년 05월 26일(목)

조선총독부는 종교를 두 종류로 분류했다. 기독교·천주교·불교 등은 종교로 분류해서 총독부 학무국에서 관장했다. 학무국은 지금으로 치면 교육부·문화부 등이다. 천도교·동학교·단군교·대종교·보천교·증산교 등은 ‘유사 종교’로 분류해 독립운동가를 취체(取締: 단속)해서 고문하던 총독부 경무국에서 관장했다. 민족의 해방을 꿈꾸는 민족 종교를 ‘유사 종교’로 명명해서 독립운동 단체로 취급하고 처벌했다. 조선총독부는 특히 동학, 곧 천도교가 항일 민족운동에 나설 것을 우려해서 그 동향을 철저히 감시했다. 1918년에 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의 유사 종교’(朝鮮の類似宗敎)는 동학계열의 교도 숫자를 남자 8만 8772명, 여자 6만 156명 등 모두 14만 8228명에 달한다고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있다. 동학을 특별 감시했음에도 이듬해 천도교의 주도로 3·1혁명이 일어나자 더욱 민족 종교 탄압에 열을 올렸다. 1925년 발간한 ‘조선의 유사 종교’는 위의 민족 종교 외에 미륵불교, 불법연구회 등도 ‘유사 종교’로 분류했다. ‘불교’의 외피를 입은 민족해방운동 단체로 본다는 뜻이었다.


1926년 4월 조선총독부는 순종이 세상을 떠날 경우를 대비해서 각 경찰당국에 정보 수집을 지시하는데, ‘요시찰인 및 요주의 인물의 동정’과 함께 ‘사상 단체 및 유사 종교 단체’가 들어가 있다. 사회주의 계열의 사상 단체와 함께 민족 종교 단체가 주요한 단속 대상이었다. 민족 종교 교도들은 그 자체로 일제의 집중적인 취체 대상이었다. ‘조선총독부 관보’에 따르면 1932년 경북의 호구조사 규정의 시행 세칙을 제시하는데, ‘요시찰인, 요주의인’ 등을 특별히 주의하게 하면서 유사 종교(단체)를 믿는 자도 우측 상부에 따로 이름을 기재해서 감시하게 했다.


‘동아일보’ 1938년 6월 17일자에 따르면 조선총독부는 사상 취체의 방침을 세웠는데, “범죄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사회적으로 온당치 못할 때는 작위(作爲: 의식적으로 하는 행위), 부작위(不作爲: 의식적으로 하지 않은 행위)를 막론하고 취체하기로 하고 세 가지 방침을 정했다. 첫째, 유사 종교의 취체는 물론 기독교·불교·유교 등을 순전히 일본화시키는데 주력하고 둘째, 문화면에 있어 민족적 색채가 있는 것은 엄중히 탄압 지도할 것이고 셋째, 인민전선계통(人民戰線系統)의 기운(氣運)이 있다든지 또는 사상적으로 타국과 연락의 혐의가 있다면 단호한 처치와 지도를 가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인민전선계통은 코민테른, 곧 제3 국제공산당 계열을 뜻하는데, 이보다 먼저 취체 대상으로 꼽은 것이 민족 종교였다.


그래서 대일 항전기에는 민족 종교인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았다. 1038년 11월에는 임일봉(林一奉) 등의 태극교도 들이 대대적으로 체포되는데, 이들에게 적용된 형법이 보안법과 육군 형법이었다. 1939년 8월 보천교에서 분파된 선도교 교주 김중섭 등 10여 명은 지하운동을 한 혐의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5년~3년 형을 받았다. 1940년에는 제주도의 보천교 계열 무극대도 교주 강승태를 비롯한 20여 명의 교인들이 일왕에 대한 불경죄, 보안법, 육·해군 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6년에서 10월까지의 형을 선고받는데, 11명이 징역 2년 6월 이상의 중형이었다. 천황제 및 일본 제국주의의 패망을 예언하고 민족의 독립을 희구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한국의 대학 강단과 역사 관련 국가 단체는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 출신의 이병도, 신석호의 제자 군단으로 형성된 이른바 강단 사학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식민 사학, 곧 총독부 역사관을 정설로 유지하면서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을 계승하려는 민족 사학을 ‘유사 역사학’이라고 비하하고 있다. 조선총독부에서 민족 종교를 탄압하기 위해 만든 ‘유사 종교’ 논리를 21세기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이들이 역사학계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비극이다. 이 갈라파고스 식민 사학을 청산해야 이 나라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온전한 진정한 독립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53494400738945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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