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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고사의 쟁점 학술회의 소개

신상구 | 2015.12.23 15:47 | 조회 2128

                                                           한국상고사의 쟁점 학술회의 소개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호섭) 주최 '한국상고사의 쟁점' 학술회의는 지난 2015년 12월 1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강단사학자와 재야사학자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학계 인사인 서영대(인하대)·공석구(한밭대)·정인성(영남대) 교수, 윤용구 박사(인천도시공사)와 대표적 재야 사학자인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 이도상 한배달학술원장, 박정학 치우학회 회장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국회와 사회 일각에서 "식민사학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동북아역사재단이 지난해부터 학계 주류·비주류 상고사 연구자들의 연속 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마련했다.
   이날도 핵심 쟁점은 고조선과 낙랑군의 위치였다. 11월 17일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한차례 격돌했던 양측은 전력(戰力)을 보강하여 두 번째 라운드를 벌였다. 이도상 원장은 "중국 사서(史書)들은 고대 한·중 국경선인 패수(浿水)가 중국 하북성 북동부를 흐르는 난하(灤河)라고 본다"며 "기자·위만·한사군 등 고대조선의 활동 무대는 요서 지역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위만조선이 수도 자리에 세웠던 요동군 험독현과 기자조선의 수도 자리에 세웠던 낙랑군 조선현의 위치를 평양 일대에서 찾는 것은 일체의 근거가 없는 일제의 정치 선전”이라고 주류학계의 주장을 전면 부정했다. 중국 고대 자료를 보면 위만조선의 왕험성(왕검성)은 평양이나 대동강 남쪽에 있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조차 험독현의 위치를 랴오닝(遼寧)성 서부에 있었다고 본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반도설’을 “조선총독부 사관에 대한 극단적인 추종 자세”라고 비판하면서 “낙랑군 조선현은 지금의 허베이(河北)성 노룡현에 있었고, 요동군 험독현도 그 부근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인성 영남대 교수는 북한 평양시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가로지르며 축조된 ‘토성리 토성’ 출토유물을 토대로 볼 때 ‘낙랑군 평양설’(한반도설)을 지지할 근거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정 교수는 “삼국지 위서동이전 등의 기록에는 일관되게 군현을 통해 중국 세계와 접촉한 것으로 정리됐고 그 결과 한과 왜에 각종 위세품(威勢品·상층계급의 권위를 상징하는 물품)이 전해졌다”며 “해방 후 발굴에서 확보된 반입토기 대부분이 평양지역에서 제작된 사실은 낙랑군 평양설을 강하게 지지하는 고고학적 증거”라고 말했다. 공석구 교수는 "중국 사서에 나타나는 요서 지역의 낙랑군은 낙랑이 고구려에 의해 한반도에서 축출돼 교치(僑置·이름을 옮김)된 이후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상대 측 주장의 근거를 공격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윤용구 박사는 "'고조선 요서설(說)'은 중국 사서들의 주석에 나오는데 그 원문은 남아 있지 않고 후대에 이를 모으고 옮기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신뢰도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백강 원장은 "'고조선 평양설'의 증거로 제시되는 토성리 봉니·와당, 점제현 신사비, 낙랑군 호구부 목간 등은 일제가 위조·변조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공석구 한밭대 교수는 중국의 연·진 왕조의 장성이 한반도 중북부 지역까지 연결됐다는 중국학계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954년 마오쩌둥(毛澤東) 당시 국가 주석의 지시에 의해 편찬된 '중국역사지도집'을 보면 연나라 장성은 압록강을 건너와 한반도 지역으로 이어지면서 청천강 부근까지, 진나라 장성은 압록강, 청천강을 건너 평양 서쪽지역까지 연결된다.중국은 이를 토대로 고대 한반도 북부가 자국의 관할 아래 있었다고 주장한다. 공 교수는 그러나 "지도집에 제시된 연 장성은 고고학적으로 그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고, 진 장성 또한 그 실체를 입증하지 못한 추정선"이라면서 "지금까지 해당 지역 안에서 장성 유적이 존재한다는 자료나 유적 조사 보고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반격했다.
   단군신화에 대해서도 의견이 대립됐다. 단군이 신화인지 역사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1974년 발행된 교과서에서 단군왕검을 신화적 인물로 해석한 주류학계의 주장이 교과서에 반영되자 재야학계를 중심으로 거센 개정 요구가 일어나기도 했다. 재야학계는 신화는 '허구적 이야기'로, 단군신화는 일본인들이 단군을 부정하고 고조선을 말살하기 위해 사용했으며 이런 용어를 주류학계가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식민사학의 잔재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그러나 "막상 일본인이 언제부터 단군신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물어보면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며 "일본은 1890년대부터 단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신화보다는 '전설'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서 교수는 "신화는 민족 정체성의 근거이며 단군신화라는 용어 또한 한국학자들이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채호 선생이 1908년 쓴 논설 '독사신론'을 보면 '삼국 이전에는 우리 동방민족이 상차(尙且, 신시시대라 고로 당시 영철(英哲)이 모두 신화에 의하여 인민을 유합(誘合)하얏는데'라는 말이 나온다. 당시 신화는 '신성한 이야기'라는 의미에서 단군을 신성시한 것이자 민족 정체성의 근거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 교수는 단군신화 속 웅녀 이야기 또한 "동북아시아 문화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곰 신화'로서 나름의 특수성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군이 신화인가, 역사인가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단군신화를 통해 어떻게 역사를 재구성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올바르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심백강 원장은 "일제는 단군조선의 신화적 요소를 집중 부각하고 고조선 역사를 인정하기를 거부했다"며 '단군신화' 대신 '단군사화(史話)'란 표현을 쓰자고 주장했다.
   박정학 치우학회 회장은 "국사는 '겨레 얼'의 원형이 담긴 선사시대 역사를 복원해 맨 앞에 싣고, 그 후의 역사도 중화사상이나 서구식 사고가 아니라 '겨레 얼'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문헌>
   1. 이선민, “강단사학자 VS 재야사학자 맞붙다”, 조선일보, 2015.12.18일자. A23면.
   2. 서한솔, “단군신화=식민사학? 한국학자 사용한 신성한 이야기", 충청일보, 2015.
12.18일자.
   3. 안동환, “낙랑군 위치는… “평양” vs “요서”, 동북아역사재단 주최 ‘한국상고사의 쟁점’ 학술회의서 학계 또 충돌”, 서울신문, 2015.12.21일자. 20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1994),『아우내 단오축제』(1998),『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지역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한국선도의 맥을 이은 일십당 이맥의 괴산 유배지 추적과 활용방안” 등 65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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