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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별과 진시왕 이야기

신상구 | 2015.06.24 01:48 | 조회 2362
신기한 별과 진시왕 이야기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辛相龜)

별은 널리는 태양과 달을 제외한 천체, 즉 항성, 혹성, 혜성, 성단 또는 성좌를 가리키며, 좁게는 항성만을 가리킨다.
별은 시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천문학과 정성술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으며,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상의 밤하늘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던 과거 조상들은 자신들이 하늘과 긴밀히 결속돼 있다 생각했다. 그들에게 하늘은 특별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였다. 달은 모양에 따라 조류를 바꿨고, 태양은 별과 함께 계절을 바꿨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한 계절을 따랐다.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비와 바람, 천둥·번개 같은 기상현상에 조상들은 울고 웃었다. 하늘이 인간의 영혼과 사회를 규정한다고 생각했던 고대인들은 하늘과의 긴밀한 관계를 자신들의 일상에 담았다. 달력과 시계, 별자리표와 책력, 신들과 신화, 의례와 의상, 춤, 신전과 무덤엔 고대인들이 생각한 하늘이 담겼다. 그들은 장례에 천체의 은유를 담고, 고인의 유품에 천체의 이미지를 남겼다. 무덤의 구조에도 천문학적 의미가 반영돼 있다.
동양의 고대 문명에서도 왕의 궁과 무덤은 우주론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중국 대륙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지금의 중국 시안인 위하 근방에 수도를 정하고 황궁을 우주의 상징과 결합시켰다. 황궁은 하늘의 정점, 주극성들이 있는 ‘천극’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하늘은 하늘의 정점인 북극성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돌고, 세계는 황제를 중심으로 돌았다. 북극성과 주극성이 그렇듯, 황제는 세상에 안정과 질서를 제공하는 한결같은 구심이었다.
진시황은 기원전 210년 병으로 숨져 흙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피라미드에 묻혔다. 그의 인공 ‘산’은 현재 중국 북서부 산시성의 수도 시안에서 동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리산(여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하늘에 대한 고대 중국인들의 생각과 우주론은 진시황 무덤의 모양과 방위에도 영향을 끼쳤다. 고분은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각각 땅, 인간, 하늘을 상징한다. 고분의 정상은 하늘의 정점이다.
고분은 정사각형으로 지어졌다. 한 면이 365m 정도다. 각 면은 동서남북의 기본 방위를 향한다. 무덤을 둘러싼 두 개의 담은 직사각형으로, 고분과 달리 한쪽이 길다. 안쪽 담과 바깥쪽 담이 있는데 담의 각 면들도 기본 방위를 향했다. 직사각형인 고분 단지의 주축은 남북 방향이다. 기본 방위의 의미는 하늘의 자전에서 끌어왔다. 다른 모든 것이 그 주위를 도는 것처럼 보이는 천극을 향하도록 했다. 무덤의 기본 방향을 천극을 향하도록 잡으면 다른 3면의 방위는 자연스레 정해진다. 고분은 단지 전체가 하늘의 방향에 맞춰진 성스러운 영역이다.
1974년 진시황의 무덤 인근에서 놀라운 발견이 이뤄졌다. 시안 마을 인민공사 단원들이 우물을 파다 지하 4m 깊이에서 실물 크기의 군인 조각상을 발견한 것이다. 점토로 빚어 애벌구이를 한 조각상은 진시황의 무덤에서 동쪽으로 4.8㎞ 떨어진 지역에서 나왔다. 군인 조각상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인민공사 단원들이 고고학자들에게 연락했고, 이들이 발굴한 것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길이 201m, 너비 60m 크기의 구덩이 속엔 600개가량의 점토 병사들이 11줄로 나란히 정렬해 있었다. 점토로 빚은 말 네 마리가 끄는 실물 크기의 전차도 있었다. 그 뒤 진시황 무덤 주변 다른 지점에서 구덩이 두 개가 더 나왔다. 병사 조각상의 수는 총 7500개쯤 됐다. 보병과 마부, 기병, 궁수와 호위 장교가 갖춰진 완전한 군대였다. 이들은 죽어서도 진시황의 무덤 주변을 호위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이들은 주극성의 영역인 천극을 향해 놓인 진시황의 무덤과 함께 행군하는 듯 보였을 것이다. 황제와 함께 이들은 죽은 뒤에도 영원히 지지 않는, 세상의 구심이 되는 별이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던 것이다.
고대인들에게 하늘은 단순한 경배의 대상이 아니었다. 아직도 우리가 쓰고 있는 태양력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만들었다. 그들은 1년을 30일 단위의 열두 달로 만든 뒤 연말에 닷새를 더해 1년을 365일로 만들었다. 윤년을 설정하지 않았을 뿐, 지금의 천문력과 거의 같다. 잉카에선 동양에서처럼 달을 기준으로 달력을 만들었다. 잉카인들은 달이 차고 이우는 29와 1/2일 주기와 태양력과의 간극을 알고 있었다. 태양력에 기반한 농경과 계절 주기에 맞춰 그들은 윤일이나 윤달을 더했다. 이집트와 페루, 중국 등 발전된 문명들은 그들 특유의 달력 체계를 만들어 하늘을 이해하고 이용했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경제활동의 기반이 농경이었던 그들에겐 삶을 영위하는 것 그 자체였다. 그만큼 고대인들은 우리보다 더 자주, 오래 밤하늘을 바라봤다. 힘없고 나약한 스스로를 우주의 먼지에 불과하다 느껴가면서. 직업적인 이유가 아니고선 밤하늘을 볼 일이 드문 오늘날 우리에겐 그만큼 우주의 원대함과 광활함을 느껴볼 기회가 적다.
<참고문헌>
1. “별”,『종교학대사전』, 한국사전연구사, 1998. 8. 20.
2. 박기용, “그 별에 진시황과 파라오가 산다”, 한겨레신문, 2015.6.20일자. 16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등 61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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