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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을 찾는 사람들 - 바이칼 관련 중앙일보 기사소개

환단스토리 | 2014.11.21 13:28 | 조회 3239
바이칼 관련 중앙일보 기사소개(2003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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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계의 새물결] ①바이칼을 찾는 사람들
한민족 뿌리 캐는 '과거로의 답사'

우리 지식 사회에서 화제가 되거나 혹은 논란이 되는 주제들을 대중적 눈높이에서 진단해 보는 '지식계의 새 물결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대중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지식사회에 반영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첫 회로 '바이칼을 찾는 사람들'을 준비했습니다.
(중앙일보 배영대 기자 /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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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나는 또 신들린 듯 시베리아 바이칼호 지역을 다녀왔다. 지난 2년 동안 6번째 발걸음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바이칼호 서남부 지역 산악지대를 가보았다.

아르샨(Arsyan)이라는 원주민 토속어 지명이 풍기는 아련한 느낌대로 그곳은 신비하고 청신한 풍광들로 가득찬곳이었다.

바이칼호가 물의 천국이라면 동사얀산맥이 병풍처럼 둘러 지나가는 아르샨 지역은 만병을 고치는 영험한 약수가 펑펑 샘솟고 산속 도처에 온갖 약초가 즐비한 또다른 천국이자 휴양지였다.


지구상 육지면적의 1/12이나 되는 광활한 시베리아 동쪽 한복판에 초생달 모양으로 존재하는 거대한 담수호 바이칼, 이곳 주변에는 이처럼 매력적인 장소들이 아주 많이 존재한다.

남한 면적의 1/3이나 되는 광대한 호수이기에 그만큼 다양한 지형과 생태적 특성을 지닌 듯 하다.


요즘들어 바이칼호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알게 모르게 부쩍 늘고 있다. 금년 여름에만 적어도 1,000명 이상의 단체 관광객이 바이칼호를 찾은 것으로 집계되었고, 삼삼오오 방문한 사람들까지 치면 작년에 비해 몇배 늘어난 수치이다.


무슨 이유일까? 사실 바이칼호 지역은 우리와 큰 경제교류도 없고 따라서 교통편도 매우 불편한 곳이다. 금년 7월부터 바이칼의 관문도시 이르쿠츠크까지 직항기가 운항되어

인천에서 4시간만에 갈 수 있었지만, 작년만해도 몽골 울란바르토를 경유하여 그 다음날 들어가거나 아니면 연해주쪽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프스크를 거쳐 왼종일 갈아타고 가야했다.

이렇듯 어수선한 교통편에도 불구하고 허위허위 수많은 한국인들이 바이칼호를 찾는 금년의 이 기현상은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바이칼 중독환자 수준인 나의 입장과 경험을 토대로 추정해 본 즉 이는 기실 21세기 한국인의 문화적 대이동의 첫 징후가 아닐까 싶다.

즉 중세 이후 한반도인으로 강제되어온 우리의 삶이 20세기말 세계화의 격랑속에서 그간 잊혀져 왔던 자신의 본 모습을 서서히 되돌아 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 확인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 문화의 뿌리를 살펴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바이칼호에 대한 관심의 증폭은 일단 이러한 본능적 귀소의식의 발로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1990년대 동아시아 지정학 판도의 변화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중국과 수교후 민족의 성산 백두산 천지 등반이 전 국민적 유행으로 번졌고 남북교류 후 성사된 금강산 관광 또한 통일과 한민족 정체성 확인 작업의 일환으로 인식되어 크게 유행하였다.

이제는 만주와 중국대륙을 넘어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으로 우리의 뿌리 찾기 영역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광활한 시베리아 중에서 유독 왜 바이칼인가?


첫째 이유로 수천년간 내려온 우리 국학의 정수를 이어받은 선대 학자들의 지적을 들 수있다.

이미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 선생은 <<불함문화론(不咸文化論)>>에서 우리 민족의 뿌리가 불함산(不咸山) - 부르한(Burkhan)이란 몽골 알타이어에서 유래, 천신(天神)을 뜻함 - 즉 백두산의 단군에 있으며,

단군의 성지 불함산 문화가 만주를 비롯하여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소아시아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세계의 고대문화를 이루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1980년대 중반 소설 <<단>>을 통해 단군을 시조로 하는 한국선도의 중흥을 예고했던 봉우 권태훈 선생 또한 문집 <<봉우일기>>에서 한민족의 기원을 만주 지역과 시베리아 바이칼호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특히 우리 겨례가 지금부터 일만이천년전 만주 백두산 지역에서 시작하였으나, 당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한 바이칼호 지역으로 이동하여 여러 종족과 함께 살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났고 그후 다시 만주 지역으로 돌아왔다는 담론을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그밖에 재야 사서(史書) <<환단고기>>에도 바이칼호와 우리 고대 문화와의 연관성이 언급되어 있을 정도로 선학들의 언급이 전통적으로 있어왔다.


둘째로,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뒷받침하는 학계의 정설은 아직 없지만, 오늘날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뿌리를 만주와 시베리아 지역 및 그 곳에 사는 몽골로이드 황인종 원주민들 문화속에서 찾아보야야 한다는 공감대가 요즘들어 널리 확산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뿌리 문화를 밝히는 작업은 인류학, 역사학, 고고학, 민속학, 유전학, 언어학, 생물학 등 전문학자만의 영역이 아니라 사회 각계 각층의 구성원 모두가 일정한 한도내에서 역할분담이 주어지는 거대한 일이라 볼수있다.


(사진설명)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대로변에 있는 부이랴트족 제사터의 안내판 "이곳은 부리야트족이 예부터 신성시 해온 하늘 제사터이며 근방에서 지력이 가장 센곳으로 하늘과 소통이 제일 빠른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은 종교와 신념이 다르더라도 열린마음으로 경의를 표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쓰여있다.


좀 극단적인 예일지 모르지만 우리와 바이칼호 부리야트 원주민과의 전통 문화 교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와 부리야트족 총각 처녀들이 만나서 교제하고 친구되고 나아가 결혼으로 짝짓기하여

같이 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이르쿠츠크 대학 민속학자인 블라지미르 교수의 제언이기도 하다.

그는 에벤키족과 러시아인 혼혈로서 평생 부리야트족 전통문화 연구에 종사해왔고 어느 러시아인, 부리야트인 학자보다도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었다. 즉 혼혈문화의 좋은 측면이다.


이제 21세기 문화의 코드가 인류의 삶을 결정하고 지배하는 시대에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면해왔던 우리 자신의 참 모습과 그 뿌리에 대해 자유분방한 시각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 정신문화의 뿌리를 북방 샤머니즘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정작 시베리아 샤머니즘에 대해 알고 있는 우리의 지식과 이해는 미천하기 짝이 없다.

바이칼호는 일면 샤먼의 바다로 전해지듯이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성역이자 중심축이었고 알혼섬 샤먼바위는 그 상징물로 남아있다.

이제 더 이상 책상물림으로 남의 손을 빌려 연구를 할게 아니라 직접 현장에 몸을 던져 그 땅과 접촉하고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

다녀보면 바이칼 사람들의 땅과 물과 하늘이, 그들의 신앙과 마음이 얼마나 우리들의 잃어버린 그것들과 속깊이 닮았는지 말안해도 알게되리라.


셋째로, 바이칼은 지구상에 몇 안남은 천혜의 생태환경자원을 지닌 관광명소이다. 인천에서 불과 비행기로 4시간이면 도달하는 가까운 거리에 끝없이 펼쳐진 장엄한 초원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웅장한 산맥들의 대륙적 풍광이 존재함은 실로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또한 자작나무와 소나무들이 연출하는 타이가 숲의 아름다움은 바이칼호의 청명한 물속에 깃들인 수많은 물고기들과 어울려 방문객들에게 환상적인 휴식의 기회를 제공한다.

겨울은 겨울대로 독특한 아름다움과 느낌이 있고 여름은 시원하고 맑은 공기와 물로 가득찬 휴양지, 피서지로서 최상의 명소라 할 만하디.


아직은 바이칼방문에 우리와 문화적, 혈연적 사촌관계의 몽골로이드들이 거주하는 뿌리문화연구의 답사지로서 밖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생태과학자들과 생물학자,

지질학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바이칼호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깊은 연구를 통해 '또 하나의 지구' , '살아있는 진화 박물관' 등의 별명을 붙일 정도로 세계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TSR,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한반도와 연결되었을 때 경제교류 활성화에 따른 시베리아 물류 중간 기착점으로서의 바이칼지역이 갖는 의미 또한 우리와 무관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상의 바이칼에 주목하고자 하는 여러 이유들을 생각해 보았다. 바이칼호 지역은 시베리아 전지역 가운데 우리 민족의 시원과 뿌리에 가장 잇닿아 있는 문화적 동질성이 많은 곳이다.

역사적으로 선사시대부터 우리와 사촌간인 부리야트 몽골족들이 살아오며 동서남북으로 퍼져서 많은 교류가 있어왔다.

혹자는 민족의 시원을 밝히는 일이 무에 그리 의미있는 일이냐고 가볍게 일축해버릴수도 있겠지만 이는 우리 미래의 삶과 직결된 정체성 확립의 문제이므로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민족의 뿌리를 캐는 작업은 단순히 단일 민족의 우수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무지몽매함을 부추겨주는 그런 일이 아니다.

혈연적 동질성을 밝히는 인종주의적 관점보다는 지금 한반도에 거주하는 우리들의 과거 조상들이 과연 누구와 어떻게 어떠한 경로로 대륙과 정신문화적 교류를 해왔으며,

그리하여 형성된 문화적 동질성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를 궁구하는 것이 오늘의 21세기에 꼭 필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민족혼 회복의 길이요, 바이칼 방문의 대승적 화두를 풀어가는 열쇠가 되리라 본다.


정재승 (정신세계사 편집주간 / 봉우사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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