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씨 “발해역사 제대로 복원하는 게 국회의원 열번하는 것보다 보람”

Name: 개척자., Date: 2007.07.30. 21:32 (Hit: 167)

김홍신씨 “발해역사 제대로 복원하는 게 국회의원 열번하는 것보다 보람”

[2007.07.18 18:19]


17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정치인 김홍신(60)씨가 작가로 돌아왔다. 그를 소설가로 다시 눌러앉힌 주제는 발해사. 집필과 정리에만 꼬박 2년7개월이 걸렸다. 698년부터 229년간 존속하며 당나라와 당당히 겨뤘으나 우리 역사에서 거의 지워진 발해의 역사를 고증과 상상력으로 복원해내기 위해 200자 원고지 1만2000장을 쏟아냈다.

대하소설 ‘대발해’ 출간(아리샘·전 10권)을 기념해 18일 서울 태평로1가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작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우려로 말문을 열었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동북공정을 마무리지으려 할 것이고 백두산과 고구려 문화유산을 중국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하려 할 텐데….”

1986년 중국 재중동포 향토사학자로부터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중국 역사로 규정, 역사를 왜곡할 것이란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작품을 구상했다. 작가는 “발해가 지워짐으로써 광대한 고구려뿐 아니라 부여와 고조선, 환웅과 단군까지 우리 역사에서 지워지고 있다”면서 “발해를 민족사에 남기는 게 국회의원 열 번 하는 것보다 보람찬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료가 남아 있지 않다보니 취재 과정도 어려웠다. 중국의 동북3성과 시안, 산둥반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대 등 고구려와 발해 유적지를 답사하며 자료를 긁어모았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400여명에 이르는 인물에게 성과 이름을 부여하고 당시 화폐 및 조세 제도를 복원했다.

현실정치를 떠난 데 대한 미련은 없을까? 작가는 “17대 총선 때 종로에서 낙선한 게 오히려 잘된 일인 것 같다. 소설 한 편 잘 써서 이름을 남기는 게 정치를 잘하는 것보다 백번 낫다”고 말했다.

이문열 황석영씨 등 소설가들이 현실정치에 관해 발언하는 것과 관련, 그는 “국민으로서, 작가적 시선으로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집권 세력에 대해서는 펀치를 날렸다. 그는 “최근 TV에 사극이 쏟아지는데 사극이 성할 때는 현실이 어려울 때더라”며 “내분, 지도자의 혼암(어리석고 못나고 사리에 어둠), 지도층의 호사, 민심이반, 외침 등 나라가 망할 때의 징후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옥 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