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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와 증산도의 해원사상

알캥이 | 2012.05.02 12:07 | 조회 12031

단군신화와 증산도의 해원사상


Name: 태을천77, Date: 2008.12.18. 23:00 (Hit: 84)

“원래 인간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서 큰 병을 이루느니라.” (『증산도도전』 4:32:1)
“한 사람의 원한(寃恨)이 능히 천지기운을 막느니라.”
(『증산도도전』 2:68:1)
“천하의 크고 작은 모든 원한이 쌓여서 마침내 큰 화를 빚어내어 세상을 진멸할 지경에 이르렀느니라.” (『증산도도전』 4:31:4)



▶ 단군신화를 통해 한국인 고유 정서의 원형을 찾는다

한국인 고유의 정서현상을 좀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원형과 그 정서현상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원형은 무엇이며, 그곳의 정서현상은 무엇일까.
역사의 단추를 하나씩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민족의 첫 단추로서 단군신화가 나타날 것이다. 우리 민족의 개국신화요, 국조신화인 단군신화는 민족사의 ******로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신화는 인간의 문화가 지닌 가장 오래된 유산 중의 하나이다.
이전의 신화연구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시도함으로써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인류학적 구조주의자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의 신화연구는, ‘신화가 명석하게 정리된 사유가 집단 차원에서 보존되어 온 하나의 사실’이라는 점을 전제한다.
각 집단의 전체문화를 소통체제로 보면서 신화를 독특한 소통형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조지훈은 ‘모든 신화는 신화라는 공통된 본질의 민족적 표현과 민족적 변성과 민족적 소장(消長)에 지나지 않으며 한 민족의 역사적 풍토와 민족문화의 성격 내지 이념의 원형과 방향을 추출할 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단군신화야말로 우리 민족의 한 원형이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 젖줄이라고 할 수 있다.


▶ 단군신화의 네 주인공, 그들이 가진 꿈과 그 성취

단군신화의 이야기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단군신화의 이야기 구조 자체를 분석할 여유는 없으므로 생략한다. 다만 단군신화의 주인공들이 네 명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세 가지 이야기 구조에 네 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환웅천왕, 둘째는 곰과 호랑이, 셋째는 단군왕검이다.
앞에서 『증산도 도전』 인용 1)을 주목하면, 단군신화의 네 주인공들이 꿈꾸었던 ‘원래 인간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욕망)’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환웅이 항상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꿈꾸었다.
2) 곰과 호랑이는 인간이 되고자 하였다.
3) 인간(여자)이 된 웅녀는 혼인하여 아이를 갖고자 하였다.


현실세계에서는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 네 주인공들이 펼치는 저 원대한 꿈들이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꿈이 이루어진다면 모를 일이로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분통이 터져 큰 병을 만들게’될 것이다.
여기서 ‘큰 병’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나타나게 될 현상은 원한일 것이다.
『증산도 도전』은 원한이 쌓이고 쌓이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리라는 것을 종교적 언설로서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인용문 2) 3)을 참고하는 정도에서 더 이상의 논의는 생략한다.


▶ 단군신화의 바탕에는 해원사상이 있다

《대쥬신제국사》의 작가 만몽 김산호(卍夢 金珊湖) 화백이 그린 고조선 국조 단군의 존영(尊影) /그림 출처: 다물넷(www.damool.net)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단군신화에서 등장하는 세 가지 큰 욕망들이, 만약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원한이, 그것도 우리 민족의 원한의 처음이 될 수 있는 기제들이 신화 안에서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을 앞당겨 말한다면 단군신화의 바탕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해원(사상)이 깔려있다.

단군신화에서 주인공들의 꿈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1) 인간 세상에 뜻을 둔 환웅의 욕망을 알고 아버지 환인은 천하를 내려다보았는데 삼위태백(三危太白)이 그중 인간을 홍익하기에 좋은 땅이라는 것을 알고 천부인 세 개를 주어 내려가 다스리도록 하였다. 환웅은 무리 3천을 데리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천왕의 이름으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대업을 향한 푯대를 꽂고 신시(神市)를 개천하였다.

2) 인간이 되게 하여 달라는 곰과 호랑이의 기도소리를 들은 환웅천왕[神雄]이 신령스러운 쑥과 마늘 스무 톨을 주고, “이것을 먹고 햇볕을 보지 않기 100일이면 인간의 몸을 얻으리라”고 하였다. 곰은 금기사항을 지켜 삼칠일만에 여자의 몸을 얻어 웅녀라 불리게 되었으나 호랑이는 금기를 어기고 중도포기함으로써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3)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웅녀의 축원을 들은 환웅천왕이 웅녀와 혼인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다. 단군신화의 네 주인공 가운데 세 주인공들의 꿈은 이와 같이 화려하게 이루어졌다.


문제는 꿈을 이루지 못한 단군신화 두 번째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 호랑이의 존재이다. 비록 스스로 금기사항을 어긴 것이지만 호랑이는 ‘원래 인간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분통이 터져 큰 병’ 즉, 원한이 쌓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경우 우리 민족에 있어서 원한의 시초는 호랑이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천신 신앙으로부터 유래된 산신숭배 신앙

그러나 이와 같은 결론은 아직 성급하다.
우리는 단군신화의 바탕에 해원사상이 깔려있다고 분석하였다. 단군신화 후반부를 주목하자.

단군왕검은 이후 조선을 건국하였고, 도읍지를 평양성에서 백악산 아사달 등지로 옮기며 1천5백년동안 통치하였다. 그리고 단군신화는 “주호왕(周虎王) 즉위 기묘(己卯)에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이 이에 장당경으로 옮겼다가 후에 도로 아사달에 숨어서 산신(山神)이 되었다. 수(壽)가 일천백팔 세였다”라는 구절로 대단원이 막을 내린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단군이 산신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산신숭배신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여유는 없지만, 이은봉의 연구에 기대면 산신숭배신앙은 천신신앙과 같은 관념에서 시작되었다. 단군신화에서 환인은 천신, 환웅은 산신에 해당된다. 이 경우 산신은 곧 천신의 대행이다.

단군신화 두 번째 이야기에서 환웅이 신시를 개천한 태백산 꼭대기에 서 있는 신단수는 무엇인가.
세 번째 이야기 구조에서 웅녀가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축원했던 장소가 신단수 아래였고 축원을 들어준 신이 환웅이었다는 점을 유기적으로 고찰할 때, 지상으로 내려온 환웅은 ‘천왕’이었으나 또한 산신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우리 민족의 전통에서 산신숭배신앙의 ‘첫 단추’의 주인공은 환웅천왕이었고, 그의 아들 단군왕검이 산신의 자리를 이어 받았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민족의 역사적 풍토적 문화적 원형- 해원사상

김산호 화백이 그린 '단군 성모 웅녀 황비'. 그녀가 들고 있는 기(旗)는 우리 한민족의 뿌리문명이 신교(神敎)에 기초한 것이었음을 분명히 말해준다.

우리는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많은 기록에서 호랑이를 산왕대신(山王大神), 산신령, 또는 산군(山君)으로 신앙했다는 내용에 주목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호랑이를 산신으로 숭배하여 왔다.
문학적 해석이지만, 단군신화에서 곰과 함께 인간이 되기를 꿈꾸었으나 중도포기하고 스스로 ‘분통이 터져 큰 병 즉, 원한이 쌓였을 호랑이(의 원한)는 산신으로 숭배를 받는 위치가 됨으로써, 비록 친구 웅녀처럼 인간이 되지는 못하였으나 웅녀의 남편 환웅천왕, 웅녀의 아들 단군왕검과 같은 대열에 합류하게 됨으로써 화려하게 해원되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를 전개한 바와 같이 우리는 개국신화요, 국조신화인 단군신화에서해원이라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풍토와 민족문화의 성격 내지 이념의 원형과 방향'을 추출할 수 있었다.
결론이 이와 같을 때,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현상은 일제 36년 동안의 식민지 경험과 결합된 근대적 산물에 다름 아닌 한이 아니라 해원이요, (해원이라는) 축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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