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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전공자가 왜 고조선 검증에 나섰을까

환단스토리 | 2013.08.05 17:54 | 조회 5148

수학 전공자가 왜 고조선 검증에 나섰을까

[나의 삶이 책이 되다④]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13.08.01 18:13l최종 업데이트 13.08.02 09:04l 임승수(reltih)

한 권의 책은 그것을 읽은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며 한 사회의 진로와 역사의 발전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런 책의 위대함 때문인지 거의 모든 언론매체는 정기적으로 책 소개 및 서평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그런데 책이 독자의 삶을 뒤흔들 정도의 위력이 있다면, 도대체 그 책을 쓴 사람의 인생에는 어떤 충격과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자신의 삶을 책으로 바꿔 낸 사람들을 만나, 책이 저자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들어보는 기회를 갖는다. 언젠가 책을 쓴 저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은 많다. 하지만 모두가 꿈을 이루지는 않는다. 이미 자신의 삶을 책으로 바꿔 꿈을 이룬 저자의 인터뷰가 미래의 저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 기자 말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저자 김상태
ⓒ 임승수

나는 우리나라가 큰 나라인 게 좋은가, 작은 나라인 게 좋은가? 우리나라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인 게 좋은가, 오래되지 않은 나라인 게 좋은가? 나는 이 질문을 어렵게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고대의 우리나라가 컸어도 작았어도 상관없다. 역사가 오래 되었어도 오래 안 되었어도 상관없다. 나는 우리나라가 그냥 좋고 그 어느 쪽이든 앞으로도 그냥 좋아할 것이다. 나아가 이 지구상의 어떤 나라의 대중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생각해보라.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는 도시국가였다. 그런데 그 손바닥만 한 국가로 고도의 문화를 꽃피우며 번영을 누렸다. 그런 아테네의 국민이 이웃 페르시아 대제국을 부러워하며 자기 나라가 작다고 싫어했을까? 그럴 리가 없다. 오늘날의 미국은 그 역사가 300년도 안 된다. 그 나라의 시작은 전 유럽의 가장 후진 지역이자 온갖 유랑민과 이민자와 도망자와 범죄자들의 혼합이었다고 한다. (줄임) 하지만 지금의 미국민 중 자기 나라의 역사가 짧고 그 시작이 초라했음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없다. -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중에서

그렇다.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책보세, 2012년)의 저자 김상태는 이런 사람이다. 1964년에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재수를 해서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했다. 5개의 공리만으로 모든 체계가 세워지는 유클리드 기하학의 아름다움에 빠진 그는 당연하게도 민족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의 고대사에 관해 500쪽이 넘는 책을 쓴 계기는 집안의 작은 역사를 정리하던 과정에서 시작됐다. 집성촌을 이뤘던 집안의 내역을 몇 년 전부터 조사하던 중 한국사에 대한 책을 들추게 되었고, 우연히 베스트셀러 역사저술가 이덕일의 <교양 한국사>를 읽다가 자신이 기존에 학교에서 배웠던 고조선의 역사와는 다른 내용이 적혀있는 것에 주목하게 됐다. 당시 김상태씨는 이덕일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역사의 문외한이었다.

관심이 생긴 그는 <고조선, 사라진 역사>(성삼제 씀),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이덕일 씀), <고조선의 강역을 밝힌다>(윤내현 씀), 이렇게 세 권의 책을 읽었다. 모두 고조선이 서기전 2000년 이전에 건국되어 무척 큰 영토를 가지고 있었다는 '대(大)고조선론'을 주장하는 책이다.

관련 분야의 문외한이었던 김상태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반대의 내용 즉 '소(小)고조선론'을 주장하는 책을 골라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단군, 만들어진 신화>(송호정 씀)였다. 머리말에 "단군과 고조선사에 대해 학계의 정리된 입장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서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띄는 이 책은, 저자가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에 박사논문으로 고조선사에 대한 내용을 쓴 사람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줄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김상태는 혼란스러워졌다. 앞의 대고조선론을 주장하는 책들에 비해 내용이 모호하고 논지가 불명확하며 전문적인 용어가 혼란스럽게 나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고조선 탐구가 시작됐다. 유클리드 기하학을 좋아해 수학을 전공한 그는 고조선이라는 분야에서 수학적 합리성을 지닌 '진실'이 알고 싶어진 것이다. 고조선과 관련된 두꺼운 전공서적뿐만 아니라 최신 논문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섭렵해나가기 시작했다.

고조선, 그곳은 김상태의 표현대로 '환빠'와 '식빠'의 칼부림이 난무하는 곳이다. 한쪽에는 종교 수준의 열광적이고 맹목적인 민족주의로 가득 찬 환단고기빠(환단고기 추종자, 환빠)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일본에게 나라를 잃은 시절, 매국적인 식민사학에 경도되어 민족을 배신한 식민사학빠(식민사학 추종자, 식빠)들이 여전히 학계에 똬리를 틀고 있다. 맹목적 민족주의와 식민사학이라는 이란성 쌍둥이들의 칼부림 속에서 김상태는 문외한으로서 검증에 나선 것이다.

"예전이라면 고조선 전문 학자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세상이 발전했죠. 생산력이 진보했습니다. 원하는 논문을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인터넷으로 볼 수가 있지요. 20년 전만 해도 제가 이렇게 연구를 하는 것은 어려웠을 겁니다. 대중이 전문가로부터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전문가와 상호교류하고 검토 비판할 수 있는 물적 조건이 갖춰졌죠. 저는 이게 진짜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비전문가 김상태가 전문가들을 판단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 전문가에게 비판의 칼을 들이댈 때는 다른 쪽 전문가를 고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때그때 고용한 전문가가 상대방 전문가와 어떻게 전투하는지 냉철하게 감시한다. 그리고 어느 쪽이 대중을 무시하지 않고 더 겸손하게 알기 쉽도록 설명하는지, 그리고 더 진실에 가까운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전문가를 어떻게 고용하느냐고? 방법은 간단하다. 필요할 때 출간된 책을 구해 읽고 인터넷에 접속해 해당 논문이나 글을 찾는 것이다.

수학 전공 '역사 문외한'이 고조선 검증에 나서기까지

이 과정을 거쳐 김상태가 내린 판결이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라는 책으로 나온 것이다. 김상태씨는 환빠와 식빠의 망나니 같은 칼부림 속에서 500여 쪽의 탐구 끝에 단재 신채호, 북한 역사학자 리지린 그리고 윤내현으로 이어지는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대고조선론의 손을 들어준다.

이 과정에서 김상태씨가 보여준 불편부당함과 합리성 때문에, 대고조선론에 대해서 썩 반갑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필자도 완전히 설득되지 않을 수 없었다. 판결 과정에서 그는 주류 학계의 소고조선론자들이 얼마나 식민사학에 절어 있으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너절하고 파렴치한 짓들을 서슴지 않는지 생생하게 폭로한다.

"다른 건 몰라도 한국 고대사 문제는 학자의 인격이 중요합니다. 춘원 이광수, 친일파죠. 하지만 저는 친일파였다는 이유만으로 이광수의 문학을 과소평가하는 것에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고대사는 다릅니다. 고대사는 역사가가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정치적으로 인격적으로 어떻게 살았는지를 봐야합니다. 친일파 사관의 본질은 결국 내선일체(內鮮一體) 하자는 것이거든요. 신채호 선생이 나를 감동시키고 울게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실과 정의, 과학에 대한 신념이거든요."

역사란 본래 암흑 속에서 침묵하는 실체다. 이 역사가 빛과 음률로 드러나는 때는 언제인가? 그것은 역사가 자신을 서술하는 역사학자의 영혼을 만났을 때다. 어떤 역사도 자신을 서술하는 역사학자의 영혼을 먹고 제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다. 중국 고대사는 사마천의 영혼을 먹고 세상에 드러났으며 고대 지중해사는 헤로도토스의 영혼을 먹고 세상에 출현하였다. 인간의 기억에 흔적을 남긴 어떤 역사도 그러했다. 고조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신채호와 리지린과 윤내현의 영혼을 먹고 탄생의 첫 울음을 열었다. 이처럼 역사는 역사학자의 영혼을 양식으로만 암흑과 침묵의 장막을 걷어낸다. 그러나 당신들에겐 이 영혼이란 것이 부재한다. 따라서 당신들은 역사학자들이 아니다. 당신들은 그냥 껍데기다. -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중에서

김상태는 자신이 역사 전공자가 아니라 오히려 문외한인 대중이며, 자신이 책에서 품평한 기존의 전문가들과 그 어떤 이해관계나 친분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는 거의 결벽증적인 모습까지 보여준다.

"윤내현 선생을 포함한 누구라도 학계 사람들을 제가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출판사에서 <고조선, 사라진 역사>의 저자인 성삼제씨를 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제가 안 본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성삼제씨와는 대고조선론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의기투합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상황을 보면 너무 패거리가 지어져 있습니다. 학문이 학문적으로 전개되지 않아요. 그 누구도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이죠. 내가 '아무도 모른다'라고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말 중의 하나예요.

나는 비전문가로서, 대중으로서 가지는 어려움이 있어요. 대중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어렵습니다. 대신에 완전한 공평성의 자유와 권리를 얻죠. 이것을 절대 안 뺏기고 싶어요. 제가 고조선 연구하면서 윤내현 선생님을 무척 존경하게 됐어요. 제 친구 중에 단국대 사학과를 나온 친구가 있는데 예전에 윤내현 교수님께 세배 가고 했었다는 거예요. 그 친구가 제가 책 낸 것을 알고 같이 세배 가자고 하더라고요. 가고 싶죠. 하지만 못 갑니다. 그래서 안 갔어요. 슬픈 일이죠."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이 땅의 아픈 경험이 고대사 학계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고 결국 환빠와 식빠라는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이 상처들은 너무나도 깊어 합리성과 과학의 눈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을 천 길 낭떠러지처럼 가로막고 있다. 김상태씨는 그 비합리의 공간에서 자신의 합리성과 공평성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모욕은 대중의 일상... 자신감이란 '모욕할 테면 해라'라는 자세"

김상태의 책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표지
ⓒ 책보세
어쩌면 그 몸부림이 그의 글에 힘과 권위를 실어주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영역에 뛰어들어 그들을 대중의 눈으로 평가하고 판결을 내리는 것은 이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책으로 나오는 과정도 쉽지 않았으리라. 인생에서 자신의 책을 쓰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대답하는 그의 말 속에는 그런 어려움의 흔적이 켜켜이 묻어 있었다.

"우선 완성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완성해보면 다릅니다. 달라요. 그리고 냉정하게 출판사에 열 군데 백 군데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한테 모욕받는 겁니다. 기꺼이요. 그리고 또 쓰는 거죠. 하하하. 이게 자신감이죠. 솔직히 모욕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모욕받는 것은 대중들이 일상을 살아나가는 방법이에요.

바람이 불면 풀이 눕듯 대중은 눕는 거죠. 성숙한 대중은 모욕받는 것에 능란합니다. 회사 가면 모욕당하잖아요. 그러면서도 일 잘 하거든요. 스트레스는 좀 받겠지만요. 자신감이란 건 뭐냐면 '모욕할 테면 해라'라는 자세예요. 이런 태도가 생기는 것을 지배자들은 제일 무서워해요. 모욕하는데 기가 안 죽거든요.

황석영 같은 대가가 원고를 쓰면 다들 빌면서 원고를 달라고 하겠죠. 대중이 원고를 쓰면 누가 예뻐하겠어요?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자신의 역량을 명확하게 판단하고, 완성시키고, 그 다음에 책으로 안 나오면 그냥 원고를 베개로 베고 자는 겁니다. 기꺼이 모욕당하고 모욕당하는 것을 즐겨야죠. 출판사에 보낼 때 이메일로 보내는 데 돈도 안 들잖아요? 막 보내요. 그래도 끝까지 연락이 안 오면, 뭐 딴 거 쓰는 거죠. 하하하. 이 자신감이 있어야 돼요. 깡다구 말이에요. 뭐 안 되면 그만이잖아요."

얘기를 듣다보니 언뜻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필자는 여러 권의 책을 쓴 저자이다 보니 간혹 '책을 내고 싶은데 돈이 얼마냐 드느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자비출판을 말하는 것일 게다. 솔직히 출판사로부터 돈을 받으며 책을 낸 경험만 있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좀 당황스럽다. 그런데 의외로 진지하게 자비출판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중에게 자신의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그만큼 문턱이 높아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감과 '깡다구'가 없는 것일 테다. 김상태는 자비출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일침을 놓는다.

"책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라는 질문 자체가 틀린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에 이미 자본의 포로가 된 겁니다. 그 마음을 가지는 순간에 많은 출판사들이 '자비출판 한번 해보시죠?'라는 말을 건넵니다. 이렇게 되면 대중이 진짜 망하는 거예요.

책을 낸다는 것에 이상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출판은 간단한 거 아닌가요? 저자는 자아실현 또는 경제적 성공을 위해 글쓰기라는 노동을 하는 것이고, 출판사는 그 원고를 가공해서 생산 및 판매를 하는 것이죠. 저자와 출판사는 그 사이에서 타협을 하는 것이죠. 이거 이상 이하도 없는 겁니다. 그런데 뭔가 대단한 능력이 있어야 책을 낸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대단한 능력이 없는 사람은 돈을 내고 책을 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순간 대중이 지고 들어가요.

최근 들어 잘 쓴 책과 잘 팔리는 책 사이에 괴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쯤 됐으면 대중이 눈치를 채야 돼요. 자비출판을 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죠. 집안의 족보를 만든다거나 집안 어르신의 전기를 쓰고 싶은데 나 자신은 글 쓰는 능력이 없다, 이런 경우는 자비출판으로 내는 거죠. 이건 다른 영역이에요. 자기 할아버지 전기를 내려는 게 글이 쓰고 싶어서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자비출판은 그런 사람들이 하는 겁니다. 내가 글을 쓰고, 책을 쓰고 싶다면 절대 자비출판 하면 안 됩니다. 그 순간 글이 썩어요."

"'책 내고 싶은데 어떡하지'란 질문 자체가 틀린 것"

수학을 좋아했던 김상태씨, 하지만 대학에서 온전히 수학만 하고 지낼 수는 없었다. 당시는 군사독재에 맞서 학생들이 민주화 투쟁에 나서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 역시 학생운동에 몸을 담았고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자퇴까지 결심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군대를 갔다. 복학해서 진로를 고민하며 어느 날 층계를 내려가다가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아! 사람이 뭘 하든 굶어죽지는 않는구나.'

그 순간 김상태씨 자신 스스로가 해방되면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고 타당한 삶이라는 깨달음이 왔고, 이후 자신이 생각하기에 의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생산하며 지금껏 살아왔다. 김상태가 지금 책을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트기가 하늘을 지나가면 뒤에 연기가 남잖아요? 활동가는 지나가면 알 수 없는 흔적이 남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에리히 프롬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감정적 지식이 아닌 것은 지식이 아니라고요. 단순히 알기만 했다고 사람이 변하지는 않잖아요. 내적으로 감동이 와야 변하지요. 이게 뼈저린 데가 있는 얘기거든요. 1980년대에는 과학적인 이론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람은 논리로 설득되지 않아요. 지나갔을 때 흔적인 남는 사람, 그런 사람이 변화를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데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지나가면 흔적이 있어요. 영향을 주겠다, 어쩌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끊임없이 사는 거예요, 계속해서. 자기가 생각하기에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것을 흥미롭게 열심히 생산하는 겁니다. 책을 쓰는 일 역시 흔적을 남기는 것이죠. 그리고 책이라는 흔적은 동시대에만 남는 것도 아닙니다."

2012년 6월에 출간된 김상태씨의 책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는 500쪽이 넘는 분량에 고조선이라는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음에도 벌써 3쇄를 찍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말하자면 수천 명이 김상태가 남긴 흔적을 만난 것이다. 물론 필자도 그 수천 명 중의 한 사람이고.

김상태가 한 말을 그 자신에게 적용한다면 그는 제대로 흔적을 남긴 활동가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자퇴까지 고민할 정도로 변혁운동에 나섰던 그는 나이 오십이 돼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흔적을 남기는 진정한 활동가가 됐다. 그것도 수천 명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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