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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민중의 삶에 녹아있는 ‘영적인 존재’

어하라 | 2012.04.27 22:35 | 조회 4901
삼족오, 민중의 삶에 녹아있는 ‘영적인 존재’
[문화일보 2007-04-17 15:02]

드라마 ‘주몽’ 등 고구려 관련 사극들이 인기를 끌면서 ‘삼족오(三足烏)’는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마치 삼족오 깃발이 고구려의 국기인 것처럼 오해되기도 하고, 삼족오 문양이 우리 민족 고유의 창조물인 것처럼 각인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삼족오가 어떤 의미를 띠고 있으며, 그 기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시대별로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다. 최근 출간된 ‘삼족오’(학연문화)는 이 같은 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찰하고 있어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삼족오의 의미와 기원 = 삼족오는 ‘일오(日烏)’라고도 불리며, 태양 속에 산다는 까마귀를 일컫는다. 허흥식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수록문 ‘삼족오의 동북아시아 기원과 사상의 계승’에서 “삼족오는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었다”면서 “해에 산다는 일오로서 태양신의 의미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자로서 조령신(祖靈神), 까마귀의 변이로 다리가 세 개인 실물 등이다”라고 밝혔다. 이 중 태양신과 조령신은 신화의 소재이고, 실재하는 까마귀로서의 의미는 신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삼족오의 기원에 대해선 은(殷)나라에서 비롯되었고, 은나라는 동쪽 민족의 기원이라는 학설이 우세하다. 삼족오의 출현은 서기 5세기의 북조(北朝)에서 가장 많았고, 이 당시 백두산에서 화산의 폭발이 심해 흑점이 자주 보였으며 따라서 태양신의 숭배가 동북아시아에서 강화됐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허 교수는 “새나 태양을 관련시킨 신화는 세계에 널리 퍼졌지만 삼족오는 유별나게 동아시아에만 널리 존재하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이는 숫자 3을 중요시하여 신성하게 여기거나 음양에서 양수로 태양과 일치시킨 개념과 관련이 크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밝혔다.

삼족오는 중국의 각종 사서(史書)를 비롯한 기록과 유적에서도 널리 확인된다. 남북조 시대 북위(北魏)의 정사를 다룬 사서인 ‘위서(魏書)’에서 가장 많은 관련내용을 찾을 수 있다. 손환일 서예문화연구소장은 수록문 ‘삼족오 문양의 시대별 변천’에서 “북위의 석관(石棺)이나 오안자조상(吳晏子造像)에도 일중삼족오(日中三足烏)와 월중옥토(月中玉兎)가 있다”면서 “그러나 중원에서는 위진남북조를 지나 수·당 시대가 되면 산둥(山東)과 랴오닝(遼寧) 지역을 제외하고는 점차 소멸되는데, 이는 삼족오 문화가 원래 중국 하족(夏族)의 문화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하 유역에 수도를 두었던 중국의 여러 왕조에서도 삼족오 문양을 사용했으나 당나라 후반기부터 삼족오에 대한 숭배가 사라졌다. 허 교수는 이와 관련, “당나라에서 적대관계였던 고구려의 지고신인 삼족오를 혐오한 까닭”이라며 “당에서 형성된 삼족오에 대한 혐오감은 이후 중원의 여러 왕조에서 답습됐다”고 분석했다.

◆삼족오의 시대별 변천 = 고구려를 비롯, 고려와 조선에 이르기까지 벽화와 청자, 가사, 묘비 등에 삼족오가 해를 상징하면서 조형된 사례는 적지 않다. 허 교수는 “고려에서 삼족오가 선명한 사례는 상감청자에서 찾을 수 있으며 국사의 가사와 부도탑의 조각에서도 확인된다”면서 “이는 불교가 민속을 흡수하여 신화의 잔재를 간직하였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손 소장은 “고려시대에는 불화와 불구(佛具), 조선에선 비석과 민화, 지명에 이르기까지 민중의 일상 생활 곳곳에 삼족오가 표현되고 있다”면서 “삼족오와 관련된 지명으로는 경북 선산 구미에 금오(金烏)산과 금오천, 금오산성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족오는 조선 전기 비두(碑頭)에서도 여러 사례가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판교지역에 있는 연성군 이곤(1462~1524) 묘비에 조성된 삼족오를 들 수 있다. 손 소장은 “이곤 묘비의 비두에 조각된 삼족오는 조선시대 것으로는 가장 이른 것으로 매우 섬세하고 훌륭한 조각”이라며 “삼족오는 해뜨는 동방의 나라 조선의 상징으로 삼국시대부터 고려와 조선,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세월에 걸쳐 민중의 생활 속에 이어져 내려왔다”고 강조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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