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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빠진 한국사 교육은 반쪽”

알캥이 | 2012.04.29 16:09 | 조회 5191

“세계사 빠진 한국사 교육은 반쪽”


Name: 개척자., Date: 2007.05.16. 11:44 (Hit: 54)

“세계사 빠진 한국사 교육은 반쪽”




[한겨레] 책·인터뷰 / ‘국사시간에 세계사 공부하기’ 펴낸 김정 연구원

대학에서 한국현대사를 강의하는 김정(42·역사학연구소 연구원)씨는 “이제까지 배워온 것과 왜 이렇게 다르냐, 선생님처럼 생각하는 역사학자들 비율이 얼마나 되냐”고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내 강의를 비판하라’는 숙제를 내준다.

“강의에서는 논쟁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의 틀과는 다른 틀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전봉준은 합리적인 착취를 주장했을 뿐 권력을 쟁취하려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동학농민운동이 성공했어도 우리나라는 근대화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전태일도 자본주의 자체의 타도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허용한 범위인 8시간 내에서 합리적으로 착취하라고 주장한 한계가 있다고 가르칩니다. 강의를 하면서 가장 바라는 건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어떤 입장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쟁점에 대해 논쟁하고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겁니다.”

튀는 선생님 눈에 교과서가 곱게 보일 리 없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국사를 가르치기도 했던 김씨는 “한국사에 대한 연구가 배타적이고 국수주의적인 방향으로 흘러왔다”며 “진일보하긴 했지만 학교의 역사 교육도 민족주의적인 좁은 틀에서 벗어나 폭넓은 시각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각을 담아내는 첫걸음으로 그는 최근 <국사시간에 세계사 공부하기>(웅진)를 냈다. 제목부터 ‘국어 시간에 국어 공부하고 수학 시간에 수학 공부해야 공부 잘하는 줄’ 아는 세간의 인식을 깨는 이 책은 청소년 독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책에는 자신이 국사학 박사과정까지 마친 역사학도로서 청소년 시절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담았다.

“세계사와 국사를 같이 공부해야 했는데 학교에서는 그게 불가능했습니다. 세계 역사와 동떨어져 한국사를 공부하는 절름발이 교육을 제 자신이 받았어요. 2009년에는 고등학교에 동아시아사 교과서가 새로 나오는데, 앞으로 세계사 전체 속에서 국사를 보는 방향으로 넓혀가야겠죠. 그 사이 이 책이 디딤돌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따로 다루거나 부분적으로 비교하는 책은 있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를 본격적으로 같이 다룬 건 이 책이 처음이다. 김씨도 “이 책을 쓰면서 이전에 몰랐던 걸 새롭게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국사와 세계사를 교차편집하듯 보여준다. 국사와 세계사의 흐름을 겹쳐놓은 연표로 서로를 비교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해놓았다. 국가의 탄생에 대해 얘기하는 첫번째 챕터는 피라미드가 고인돌보다 먼저 만들어졌고 발전된 모습이었지만 “그렇다고 기분 나빠할 일은 아니”며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 우리나라도 세계사의 흐름에 맞추어 문명으로 진입했다”고 끝을 맺는다. 뒤이어 책이 국사를 세계사 속에서 조망하는 관점도 발전 사관에 입각해있다. “자유와 평등, 공동체정신”이라는 ‘역사의 발전’ 양상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와 비교해 어디쯤 있었나를 들여다 보는 일관된 시각을 유지한다.

“전근대 시대에는 주변국, 주로 중국과 일본의 관계에서 모든게 이뤄졌는데 근대 이후부터는 전세계적인 흐름과 동떨어져서 한국사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는 올해부터 배우고 있는 새로 나온 교과서가 고조선이 기원전 2333년에 건국됐다고 한 삼국유사의 내용을 단정적으로 인용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과서에서는 한반도 청동기의 시작을 기원전 1000년으로 봤습니다. 이번 국사 교과서부터 기원전 15세기 내지 20세기에 시작됐다고 수정됐습니다. 출토된 유물을 보면 많이 올려도 기원전 15세기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는데, 동북공정에 대항한 감정적이고 국수주의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앞당겨야 자긍심이 생기는 게 아닌데 말이죠.”

역사학이 사실의 나열이나 자기 만족의 수단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학문이 되기를 그는 바란다. “앞으로도 강의를 하든 책을 쓰든 역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뤄 역사를 통해 사람들이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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