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사랑] 신바람
[이덕일 사랑] 신바람
기(氣)란 말처럼 다양한 뜻을 가진 언어를 찾기도 어렵다. 철학적으로는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는 힘을 뜻한다. 조선 후기 패동(浿東) 최한기(崔漢綺)는 '하늘과 사람의 기(天人之氣)'에서 "천지를 채우고 물체에 푹 젖어 있어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나 모이지 않고 흩어지지도 않는 것이나 기(氣) 아닌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단 철학뿐만 아니라 우리 언어 곳곳에 '기(氣)'가 스며들어 있다. 사람의 성질을 말할 때 '끈기'나 '욱기(일시의 기운)'라는 표현을 쓴다. '거름기'처럼 땅에도 사용한다. '기나다·기막히다·기죽다·기차다' 등은 기운이 있고 없고를 뜻하는 말이다.
기(氣)는 한자어지만 '~끼'라고 덧붙이면 '바람'과 비슷한 순수 우리말이 된다. 신나는 기운이 신기(神氣), 곧 신바람이다. 신바람이 나는 것을 신흥(神興)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숙종 38년(1712) 사신 일행을 따라서 북경으로 간 김창업(金昌業)의 '연행일기(燕行日記)'에 그런 기록이 있다. 만주 요양(遼陽) 부근에 999봉우리가 있는 천산(千山)을 가다가 "나는 신바람이 나서 날아가고 싶었는데(神興飛往) 말은 오히려 더디 가서 괴이하게 여겼다"는 글이 그것이다.
우리 민족은 원래 신기(神氣), 영기(靈氣)가 강한 민족이었다. 중국 요령성(遼寧省) 서쪽 끝 부분인 능원(凌源)시와 건평(建坪)현 사이에 서기전 500~3000년경의 동이족의 유적인 우하량(牛河梁)유적이 있다. 제단(祭壇)과 여신묘(女神廟) 등이 발견되었고 부근의 동산취(東山嘴) 유적에서도 둥근 제단 터가 발견되었다. 중국은 동북공정 논리대로 중화 민족의 유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농업 중심의 왕권 국가였던 중국의 황하(黃河)문명과는 전혀 다른 신권국가의 모습이다.
동이의 일원인 만주족이 작성한 '대청개국방략(大淸開國方略)'에는 "장백산(長白山:백두산)은 높이가 200여리이고, 1000여리에 걸쳐서 뻗어 있다. 웅대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어 영기(靈氣)가 모인 곳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신기·영기 등이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이 신바람이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선수단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도 신바람의 힘이다. 이 기운이 사회 전체로 번져나가면 경제위기 극복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덕일·역사평론가 newhis19@hanmail.net]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氣)는 한자어지만 '~끼'라고 덧붙이면 '바람'과 비슷한 순수 우리말이 된다. 신나는 기운이 신기(神氣), 곧 신바람이다. 신바람이 나는 것을 신흥(神興)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숙종 38년(1712) 사신 일행을 따라서 북경으로 간 김창업(金昌業)의 '연행일기(燕行日記)'에 그런 기록이 있다. 만주 요양(遼陽) 부근에 999봉우리가 있는 천산(千山)을 가다가 "나는 신바람이 나서 날아가고 싶었는데(神興飛往) 말은 오히려 더디 가서 괴이하게 여겼다"는 글이 그것이다.
우리 민족은 원래 신기(神氣), 영기(靈氣)가 강한 민족이었다. 중국 요령성(遼寧省) 서쪽 끝 부분인 능원(凌源)시와 건평(建坪)현 사이에 서기전 500~3000년경의 동이족의 유적인 우하량(牛河梁)유적이 있다. 제단(祭壇)과 여신묘(女神廟) 등이 발견되었고 부근의 동산취(東山嘴) 유적에서도 둥근 제단 터가 발견되었다. 중국은 동북공정 논리대로 중화 민족의 유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농업 중심의 왕권 국가였던 중국의 황하(黃河)문명과는 전혀 다른 신권국가의 모습이다.
동이의 일원인 만주족이 작성한 '대청개국방략(大淸開國方略)'에는 "장백산(長白山:백두산)은 높이가 200여리이고, 1000여리에 걸쳐서 뻗어 있다. 웅대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어 영기(靈氣)가 모인 곳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신기·영기 등이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이 신바람이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선수단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도 신바람의 힘이다. 이 기운이 사회 전체로 번져나가면 경제위기 극복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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