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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창지개명' 우리이름 찾아 쓰자

어하라 | 2012.04.28 00:13 | 조회 5513
일제의 '창지개명' 우리이름 찾아 쓰자
[조선일보 2005-02-28 18:25]

‘天王봉’→天皇·天旺봉으로… 日+王의 뜻
녹색연합, 백두대간 주변서만 22곳 확인

[조선일보 임민혁 기자]

천왕봉(天王峰) 천황봉(天皇峰), 구암리(龜岩里) 구암리(九岩里).

일제가 멋대로 땅이름을 바꿔 놓은 ‘창지개명(創地改名)’ 사례다.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제에 의해 왜곡된 지명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백두대간이 지나는 32개 시·군의 자연지명과 행정지명을 조사한 결과 22곳의 지명이 잘못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왜곡의 유형은 큰 산이나 봉우리 이름에 들어가는 ‘왕(王)’자를 ‘황(皇)’이나 ‘왕(旺)’으로 바꾼 경우. 녹색연합에 따르면 황(皇)은 일본 천황을 의미하는 것이고, 왕(旺)은 ‘日+王’으로 일본의 왕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속리산 천황봉(天皇峰)은 고지도인 ‘팔도군현지도’와 1911년에 제작된 한국지형도까지는 ‘천왕봉(天王峰)’으로 적혀 있으나 1918년 일본 총독부에서 만든 지도부터는 천황봉으로 표기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加里王山)은 가리왕산(加里旺山)으로, 설악산 토왕성(土王城) 폭포는 토왕성(土旺城) 폭포로 각각 왜곡된 채 사용되고 있었다. 경북 문경 왕릉리(旺陵里), 강원도 양양군 왕승동(旺勝洞),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旺山面), 충남 논산시 왕전리(旺田里)도 같은 경우다. 인왕산(仁王山)은 일제 이후 인왕산(仁旺山)으로 쓰였지만 1995년 광복 50주년 때 제 이름을 되찾았다.

강원도 동해시에 나란히 있는 청옥산과 두타산은 일제가 지명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이름이 맞바뀐 사례다.

마을에 유래하는 전설이나 특이한 지형지물을 따서 지은 지명들은 행정편의를 위해 쉬운 한자로 고쳐지기도 했다. 거북이 모양 바위가 있어 마을 이름에 거북이 구(龜)자가 들어간 강원도 양구군 구암리(龜岩里)와 경남 함양군 구평(龜坪)마을은 일제 시대에 각각 구암리(九岩里)와 구평(九坪)마을로 바뀌었다. 대전의 구성동(九城洞), 충북 보은군 구(九)치리도 비슷한 경우다.

전북 장수군 구락(鳩洛)마을은 ‘효심이 지극했던 군수에게 어머니 약으로 쓸 비둘기가 스스로 날아들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 하지만 일제 때 비둘기 구(鳩)자가 아홉 구(九)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북 장수군 용계(龍鷄)마을은 고려 말 장군이었던 이성계가 잠이 들었다가 닭울음소리를 듣고 깨어나 왜적을 무찌른 곳인데 일제 때 용계(龍溪)마을로 바뀌었다고 장수군지에 기록돼 있다.

녹색연합 백두대간보전팀 정용미 팀장은 “이번 조사는 전국 140개 시·군 중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이런 지명 왜곡 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민혁기자 [ lmhcoo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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