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뉴스

“식민사학 청산 갈등에 서울대 교단 떠났다”

윌버 | 2012.04.25 11:14 | 조회 6465

“식민사학 청산 갈등에 서울대 교단 떠났다”

한겨레 2011.04.12 20:43

김용섭(80) 전 연세대 교수

김용섭 전 연세대 교수 회고록서 밝혀

화면 캡쳐22

식민주의 역사 연구활동 반발 부딪혀

“(동료 교수들의) 말씀은 부드러웠지만 논조는 강하였다. 명령이었다.”

일제 식민사학 극복의 초석을 닦은 역사학자로 평가받는 김용섭(80·사진) 전 연세대 교수가 최근 낸 회고록에서 서울대 교수 시절 자신의 사관을 둘러싼 동료 교수들과의 갈등으로 서울대를 떠났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후기사회의 내재적 발전론, 자본주의 맹아론 등을 주창해온 김 교수는 자신의 학문적 여정을 담은 회고록 <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지식산업사)에서 1975년 16년간 봉직했던 서울대를 떠나 연세대로 옮긴 배경으로, 해방 뒤 친일 전력에도 국내 역사학계 1인자로 군림한 이병도(1896~1989) 전 서울대 교수와 그를 따르는 동료 교수들과의 알력을 지목하며 당시 비화들을 공개했다. 특히 1966~1975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로 일하던 때는 “연구활동이 절정기”였고, 당시 이병도가 이끌던 주류 실증주의 역사학(문헌, 유물 고증에 바탕한 역사학) 등을 성찰·비판하는 학술운동을 펼치며 적극 발언에 나섰던 시기였다. 이런 활동이 다른 학자들 반발을 불렀다는 것이다.

회고록을 보면, 동료였던 고 김철준 교수는 “김 선생 민족주의는 내 민족주의와 다른 것 같아”라고 했고, “이○○(이병도) 선생에 대해서 무슨 글을 그렇게 써!”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를 각각 경고성 발언과 절교성 발언으로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고 한우근 교수는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김 선생, 우리 이제 민족사학 그만하자”라고 말했다고 썼다. 김 교수는 이런 교수들의 지적들을 ‘명령’으로 보고 서울대를 떠날 결심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자신의 강의 시간에 임나일본부설 등 식민주의사학을 제창해온 일본 학자 스에마쓰 야스카즈(전 경성제대 교수)가 참관을 요청한 일도 떠올렸다. 스에마쓰의 제자였던 고 김원룡 교수가 찾아와 “강의를 참관코자 하시기에 모시고 왔어요. 김 선생 되겠지?”라고 했다는 것이다. 식민주의 청산을 주창했던 김 교수에 대한 ‘은밀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한편 김 교수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식민주의 사학이 극복됐다는 사람도, 극복되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서로 다른 학문적 경향들이 하나의 ‘한국사학’을 만들기 위한 과정 속에 함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회고록 출간의 소회를 밝혔다. 서울대 역사교육과의 한 교수는 김 교수가 책에 공개한 내용에 대해 “당시 사학계에서는 민족주의가 대세였다. 교수들 간에 입장이 갈릴 수는 있으나 논쟁을 벌이고 싸운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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