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뉴스

백제, 中광시성까지 지배한 해양대국”

어하라 | 2012.04.27 20:27 | 조회 4888
백제, 中광시성까지 지배한 해양대국”
기사입력 2009-02-04 03:57


[서울신문]한국 고대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라면 한·일관계, 그 중에서도 특히 백제와 왜(倭)의 관계일 것이다. 한국 사학계는 백제를 비롯한 한반도 세력이 건너가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했다고 보는 반면 일본 사학계는 왜가 사국(四國-고구려·백제·신라·가야)보다 우위에 있었으며, 심지어 한반도 남부를 일정기간 통치했다고까지 주장한다. 이처럼 양국의 학설이 평행선을 달리는 현실에서 백제가 왜를 제후국으로 거느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 학술서가 새로 나왔다. 소진철 원광대 객원교수가 20년 가까이 발표해온 논문을 모은 ‘백제 무령왕의 세계’(주류성출판사 펴냄)가 그것이다.

소 교수의 논지 전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남다르다. 자칫 왜곡의 산물이기 쉬운 역사서가 아니라 당대의 기록인 금석문(石文)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한 점이 하나이고, 그 금석문조차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유물을 주로 동원했다는 점이 다른 하나이다.

그래서 이소노가미신궁이 소장한 칠지도(七支刀), 스다하치만신사에 있는 인물화상경(人物畵像鏡), 후나야마고분에서 출토된 대도(大刀), 규슈 남향촌(南鄕村)의 말방울 등에 새겨진 명문이 소 교수 논리 구성에 씨줄이자 날줄로 기능한다. 물론 1971년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묘지석, 중국의 역사유산인 흑치상지 묘지명과 양직공도(梁職貢圖)도 주자료로 활용한다.

소 교수는 특히 스다하치만 화상경 연구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내놓았다. 소 교수는 백제 무령왕의 세상이 동아시아 바다를 지배한 해양대국이었다는 결론의 단초를 스다하치만 화상경에 새겨진 ‘사마(斯麻)’와 ‘대왕년(大王年)’ 다섯 글자에서 찾아냈다.

그는 명문의 내용을 백제 대왕인 ‘사마’(무령왕의 이름)가 일본에 있는 ‘남제왕(男弟王)’의 장수를 기원하며 하사했다고 풀이했다. 이 해석은 ‘백자왕(百慈王=백제왕)’과 ‘후왕(侯王)’이 등장하는 칠지도 명문과도 직결된다. 화상경과 칠지도를 하사한 백제왕은 ‘왕 중의 왕’인 대왕이요, 이것들을 받은 일본 왕-남제왕 또는 후왕이다-은 제후인 것이다.

소 교수는 또 ‘대왕’인 무령왕 시대를 전후한 백제의 영역이 익히 알려진 한반도 내부는 물론 일본열도 곳곳과 타이완, 중국 광시성 일대라고 주장한다. 특히 광시성 지역은 백제 부흥운동에 앞장선 흑치상지 장군의 고향임을 ‘흑치상지 묘지석’과 현지 방문으로 확인하고 있다.

소 교수가 2002년 광시성 옹령현을 찾아가니 그곳에는 ‘백제(百濟)’라는 지명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더욱이 마을 이름이 한자로 ‘백제허(百濟墟=백제의 옛터)’인데도 현지의 장족 주민들은 이를 중국어 발음인 ‘바이지허’가 아니라 우리말 발음인 ‘대백제(daejbakcae)’로 불렀다. 이는 일본인들이 ‘百濟’라고 쓰고 ‘구다라(=큰 나라)’라고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옛 백제 통치의 흔적이 주민들의 기억에 길이 남아 전승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소 교수는 “스다하치만신사의 인물화상경을 두고 일본학계는 여전히 사마왕 당시에는 이미 타계하고 없는 인현(仁賢) 천황을 등장시켜 그를 ‘대왕년’의 주인으로 추대하는 초명문적 해석을 하고 있다.”면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져진 역사의 소명이라면 스다하치만 인물화상경의 명문을 둘러싼 이른바 황국사관의 베일을 벗겨 명문에 나온 진실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집에 거론된 모든 이론이 다 완성된 것은 아니다. 타이완 섬을 백제 영역으로 본 것이나 신라를 백제의 방소국(속국)으로 해석한 부분 등은 정교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팔순이 된 노교수가 후학들에게 던진 숙제이기도 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맛있는 정보! 신선한 뉴스!’ 서울신문(www.seoul.co.kr)

- 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witter facebook kakaotalk kakaostory 네이버 밴드 구글+
공유(greatcorea)
도움말
사이트를 드러내지 않고, 컨텐츠만 SNS에 붙여넣을수 있습니다.
341개(15/18페이지) rss
환단고기-역사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61 부여, 우리 역사의 원류 사진 어하라 5203 2012.04.27
60 원주민의 슬픈 역사 사진 어하라 5907 2012.04.27
59 우리 문화와 말(馬) 사진 어하라 6540 2012.04.27
58 서양문명의 근원,동방족의 슈메르 문명 사진 어하라 7572 2012.04.27
57 中동북부-한반도, 고조선 영역 확인” 사진 어하라 5458 2012.04.27
56 [이덕일 사랑] 선농(先農) 사진 어하라 4613 2012.04.27
55 마침내 우표로 환생한 ‘단군왕검’ 2008 사진 어하라 4447 2012.04.27
54 [이덕일 사랑] 고대 격투기, 각저(角抵) 사진 어하라 4781 2012.04.27
53 식민사학이 아직도 판치는 이유 어하라 4733 2012.04.27
52 독립투쟁이 전설로 묻혀서 되겠나, 그래서 나섰다” 사진 어하라 5450 2012.04.27
51 중국의 위구르 관계사 왜곡 사진 어하라 5195 2012.04.27
50 東夷族과 양궁 사진 어하라 4872 2012.04.27
49 홍산문화(紅山文化)를 아시나요? 사진 어하라 7473 2012.04.27
48 홍산문화의 주역은 동이족이었다” 2008-10-13 사진 어하라 5888 2012.04.27
47 러시아 연해주도 발해의 영토였다" 2008-10-16 사진 어하라 7686 2012.04.27
46 전설의 왕조 은나라, 동이족 일파였다” 사진 어하라 5760 2012.04.27
45 [홍윤기의 역사기행]교토 교류지 '보관 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사진 어하라 7158 2012.04.27
44 부여계의 성지, 히라노 신사 어하라 5474 2012.04.27
43 일본 속의 백제 구다라 사진 어하라 7078 2012.04.27
>> 백제, 中광시성까지 지배한 해양대국” 사진 어하라 4889 2012.04.27
 
모바일 사이트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