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도 편두를 했을까?
- 국제신문
- 2010-01-07 19:46
사진1) 중앙아메리카에서 출토된 마야 문명의 모자상. 아기가 편두를 하고 있다. |
어린이의 두개골이 연약하다고는 하나 돌로 머리를 눌러서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사진1 참고). 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어린이의 입장에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편두를 만드는 과정에 아이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1970년대에 김해 예안리 고분에서 발굴된 4세기 때의 편두 중 5~6세의 어린이의 두개골은 후두부가 열려 있었다. 이는 앞이마를 누른 돌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정수리에서 뒤통수에 이르는 이음새가 열려 사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명의 위험이 따름에도 아이의 두상을 강제로 변형시키려 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말로 하면 두개골 성형을 한 셈인데, 그들은 편두형의 머리를 아름답다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당시의 관점에서는 편두를 한 머리가 아름답게 보였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만 편두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용보다 더 중요한 종교적 이유 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 해답을 예안리에서 출토된 여성 인골에서 찾을 수 있다. 예안리에서 출토된 편두는 여성 인골에만 국한되어 있었으며, 여성이라고 다 편두를 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고고학계에서는 일종의 무당과 같은 특수 신분의 여성들만이 편두를 했을 것으로 본다.
예안리에서는 여성의 편두만 나왔지만 편두를 여성들만 했던 것은 아니다. 경주에 있는 금령총에서 발견된 기마인물상(사진2)을 자세히 보자. 이 인물의 모습은 편두에 매부리코를 하고 있다. 금령총이 6세기에 조성된 것이니까 적어도 당시까지는 신라인들이 편두에 관해 알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2) 경주 금령총에서 나온 신라 기마인물상. 편두에 매부리코를 하고 있다. |
비문의 해당 구절은 "게다가 성(姓)마다 석가의 종족에 참여하여, 매금(왕)과 같은 존귀한 분이 삭발하기도 하였다(加以姓參釋種 遍削也 頭居寐錦)"라고 해석 하여야 한다. 이는 신분과 계층에 구애됨이 없이 많은 백성이 불교에 귀의하였으며, 왕까지도 머리를 깎은 분이 있다는 말을 전한 것이다. 실제로 법흥왕과 진흥왕은 말년에 머리를 삭발했다.
이와 같이 이종호는 삭발한다는 의미를 가진 편두를 머리를 변형시키는 편두로 잘못 이해했다. 따라서 그가 든 증거로는 신라왕이 편두를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가야지역에서 4세기께까지 편두풍습이 있었다는 것과 신라인들이 6세기께까지 편두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라왕들은 고깔형 관모로 편두가 가지고 있었던 상징을 흡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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