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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일제 식민사관 받아들이는 학자 많다”

환단스토리 | 2016.04.08 20:32 | 조회 2622



“아직도 일제 식민사관 받아들이는 학자 많다”

<고조선 연구> 재출간한 윤내현 단국대 사학과 교수유지만 기자


2016.03.10(목)


한국 고대사 연구에 파란을 일으켰던 저서가 재출간됐다. 바로 1994년 나왔던 윤내현 단국대 사학과 교수의 저서 <고조선 연구>다. 출간된 지 20여 년 만에 상(총론)·하(각론) 두 권짜리 개정판으로 다시 세상에 나왔다. 시사저널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윤 교수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윤 교수의 <고조선 연구>는 사학계의 ‘문제작’이다. 지금은 일반에도 널리 알려진 그의 주장은, 당시만 해도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파격이었다. 한 예로 그는 고조선의 강역이 지금의 베이징 동쪽 난하로부터 동북쪽으로 아르군 강과 흑룡강, 남으로는 남쪽 해안에 이르는 만주·한반도 전역에 걸쳐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고조선의 존재를 부인하는 일제 식민사관과 기존 통설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주류 사학계의 아집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아직도 일제 강점기부터 내려오는 사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자가 많다”며 “1차 사료와 고고학 등을 통한 정밀한 고대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재출간 계기는 무엇인가.

고조선이란 이름은 우리 역사에서 오래전부터 등장했지만, 그것을 학술적으로 규명한 것은 없다시피 했다. 1994년 <고조선 연구>를 발표한 이후 부분적인 수정을 통해 재출간하게 됐다. 기본 골격에는 변화가 없다.


고대사 연구에서 <고조선 연구>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고조선이란 말은 많이 쓰지만 고조선이 어떤 나라인지, 실존했던 나라였는지에 대해서는 우리 학계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낸 <고조선 연구>가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발표와 연구 중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료만 제대로 읽으면 다 나오는 것들인데, 그동안 사료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


“가장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고조선 연구”

구체적으로 사학계가 어떤 부분을 간과했나.

그동안 학자들이 놓친 부분은 이름이다. ‘조선’이란 이름이 나오면 다 같다고 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람도 동명이인이 있듯, 지명도 다를 수 있다. 그동안 학계는 이 부분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낙랑’은 낙랑군도 낙랑이고 낙랑국도 낙랑으로 불린다. 중국인은 지명을 끝까지 다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얘기가 나온다. 낙랑공주의 낙랑을 우리나라에서는 낙랑국으로 받아들인다. 공주라는 이름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명확하게 따져본 일이 없다.


요동이란 단어를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요동이라 하면 옛날 요동과 지금 요동을 같다고 생각한다. 요동이란 말의 뜻이 요하의 동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걸로 다 끝나는 게 아니다. 요동 땅의 동쪽에 흐르는 강도 요동, 즉 요하라 할 수 있고 요동이라는 지역에 흐르는 강도 요하가 될 수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영토 크기에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요하가 요나라의 동쪽에 있는 땅인지, 요하가 흘러서 그 땅 이름이 요동이 된 것인지는 다른 사료와 비교 분석해서 밝혀낸 것이다.


이른바 ‘주류 사학계’에서는 아직도 정설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윤 교수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역사 이론이 만들어지는 뿌리를 찾아봐야 답이 나온다. 기존의 주류 사학계 사람들은 조선 총독부에서 만든 관점을 이어오면서 ‘정설’이라고 했다. 나는 중국의 많은 1차 사료를 가지고 고조선이 하북성 일대까지 걸쳐 있었다고 주장했다. 독립운동가나 많은 역사학자가 주장했던 맥을 이어서 설명했던 것이다.


고조선 연구에 나서면서 어떤 과정을 거쳤나.

처음에는 ‘기자조선’의 존재를 밝혀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얽혀 있는 인물이 바로 ‘기자(箕子)’였다. 기자를 밝히면 우리의 역사도 밝혀지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기자 문제를 연구하다 보니까 거기에 고조선 문제도 함께 나왔다. 그래서 고조선 연구를 더 깊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전공이 갑골문이라 갑골문 속에 기자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찾아보니 갑골문에 기자가 등장했다.

우리가 ‘기자조선’ ‘고조선’ ‘위만조선’을 다 같은 맥락에서 보는데 이들을 같은 선상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떼서 봐야 한다. 그렇게 연구해서 나온 저서가 <기자신고(箕子新考)>였다. 기자가 밝혀지고 나니 고조선에 대한 것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됐다.


중국은 현재 동북공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은 미진한 것 같다.

중국에서 국경선과 강역 문제를 연구한 지 오래됐다. 1980년대부터 중국과 한국의 국경에 대한 세미나와 각종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중국 측에서 여는 세미나에 초청받아 강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조선의 국경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연구 논문까지 오류가 있다며 공격했다. 지금까지도 고조선의 국경 문제가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대로 대응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다.


<기자신고>를 내면서부터 주류 사학계와 불편해졌던 것인가.

당시 내 연구 결과를 귀담아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1986년쯤 연구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학계의 한 이름 높은 교수가 나를 보자고 하더니 “너무 강하게 주장하지 말라”고 조언하더라. 난 당시 농담인 줄 알고 내 연구 결과대로 발표했다. 그랬더니 그 교수가 책상을 치며 일어서더니 “땅 많으면 다 좋은 줄 아느냐”고 말하더라. 난 땅이 넓어서 좋다고 발표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나를 매도해버렸다. 학문적 관점이 아니라 정치적인 관점에서 내 연구 결과를 해석한 셈이다.


주류 사학계의 문제점이 뭐라고 보나.

내 연구에 반박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근거를 가지고 반박하기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반박할 만한 1차 사료가 없으니 인신공격에 나서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식민사관이다. 일본사람들이 한반도를 영구히 지배하기 위해 만든,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학설을 비판하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가.

내가 고조선 연구를 했으니 후배들은 그 이후인 삼국시대 연구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현재 고조선 말기가 확실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 시기가 삼국시대인데, 그런데 정확히 ‘삼국’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가야나 부여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민사관에 얽매이지 않은 독자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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