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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인가? 위서인가? 《규원사화》 연구를 밝힌다!

환단스토리 | 2016.06.16 16:58 | 조회 3031



진서인가? 위서인가? 《규원사화》 연구를 밝힌다!

신운용 박사의 <규원사화 연구성과와 과제> intro


2016.04.28  17:16:28

신운용 박사  |  studykor@hanmail.net



<편집자 주>  신운용 박사(사학,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는 최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이 펴낸 등재학술지인 《선도문화》 제20권에 〈규원사화 연구성과와 과제>라는 제하의 논문을 게재했다. 코리안스피릿은 국학연구원과 신 박사의 허락 하에 논문 전문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규원사화》는 한국선도의 대표적인 사서이지만, 위서논쟁의 시비도 컸다. 이에 관해 다방면의 연구가 진행된 점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애가 진단한 조선 몰락의 원인은?

우리의 비참한 현실을 되살릴 길을 《규원사화》에서 찾아야!

 

          

▲ 신운용 박사(사학,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한국사에서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는 문제를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 시기는 근대이다. 대한제국의 지식인들은 일제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우선 자신들의 존재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그들은 한민족의 존재근원을 단군에서 발견하고 대종교로 귀의하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 나철·김교헌·신채호·박은식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단군민족주의 기치 아래 독립전쟁과 사상투쟁을 전개하였다. 이들의 당면 과제는 바로 유가들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은 한국근대에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여말선초의 선가계통의 사서가 유가의 사서보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고1), 이성계는 조선건국의 당위성을 ‘목자득국론(木字得國論)에서 찾았던 것이 사실이다.2) 하지만 조선은 성리학 나라 건설을 목표로 출발하였다. 그 결과 선사(仙史)와 선교(仙敎) 경전을 중심으로 하는 단군세력은 지하로 숨어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임진·병자 양란 이후 당시 지식인들 중에 피폐한 현실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이 성리학 지배질서에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한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북애자(北涯子)였다. 그는 한민족의 출발점이 환인·환웅·단군 삼신이라고 확신하면서 선교(仙敎)에서 민족 구원의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3) 다만 성리학이 지배하는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백성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질서 구축을 위해 몸부림 친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는 양란 이후 조선의 몰락 이유를 다음과 같이 피를 토하면서 읊었다. 

 

내가 말하거니와 조선은 국사(國史)가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걱정이다. 춘추(春秋)를 지으니 명분이 바르고 강목(綱目)을 이루어 정윤(正閏)이 나뉘었는데 춘추와 강목은 중국 선비의 힘을 입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옛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는 여러 번 병화를 입어 흩어지고 없어졌다. 그러다가 후세에 소견이 좁고 생각이 얕은 자들이 중국 책에 빠져서 주(周) 나라를 높이는 사대주의만이 옳은 것이라고 하고, 먼저 근본을 세울 줄 모르고 내 나라를 빛낼 줄 몰았다. 이는 등나무나 칡넝쿨이 곧게 뻗어갈 줄은 모르고 얽어매기만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천하다 하지 않으랴.4)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규원사화 원본 사진

 

이처럼 북애는 조선의 몰락 원인을 국사·경서의 부재와 망실에서 찾았다. 국사와 경서를 되찾으면 조선은 희망이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성리학으로 인해 망해가는 나라와 백성의 구제방안을 보성(保性)에서 찾았다. 보성이란 “‘본래의 나’를 찾아 지킨다.”는 의미이다. 결국 조선은 본래의 나를 찾는 데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북애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북애의 혜안은 오늘날에 더 심각하게 요청된다. 

  

글쓴이는 우리의 비참한 현실을 되살릴 길을 규원사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글도 이런 글쓴이의 생각에서 시도된 것이다. 지금까지 규원사화에 관한 글이 40여 편이 발표되었다. 위서설을 주장하는 부류도 있지만 학계에서는 대체로 규원사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규원사화에서 우리의 본래모습을 찾으려는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그동안 규원사화 연구는 역사·정치학·철학 쪽에 주로 이루어져 왔다. 글쓴이는 이 글의 목적을 그동안 발표된 글들이 시대에 따라서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밝히는 데 두었다. 이를 위해 연구 성과·논점을 시대별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아울러 규원사화 연구 활성화라는 의미에서 향후 연구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이 규원사화의 본질을 밝히고 ‘규원사화학’으로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계속)

 

 

■ 주석

 

1) 조선 초기(세조) 사서는 《동국사략》·《국조실록》·《고려사》·《고력사절요》·《동국병감》·《국조보감》 등 약 6종이 있었을 뿐이다. 이에 비해 선사가 더 많다는 사실(《세조실록》 7권, 세조 3년(1457년) 5월 26일(戊子)자 조)은 조선 초기의 사서는 선사계통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 신운용, 〈조선건국의 사상적 배경에 관한 시론〉, 《한국사의 단군인식과 단군운동》,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출판부, 2006, 참조.


3) 이유립은 권근의 후손 권현(權俔)의 행장에 권현이 규원사화를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주장하였다(이유립, 〈문헌학에 대한 재검증의 필요성〉, 《대배달민족사》 5, 고려가, 1987, 72-73쪽). 하지만 이를 증명할 사료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4) 북애 저 / 고동영 역, 《규원사화》, 한뿌리, 198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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