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뉴스

천안에서 친일연구의 선구자인 임종국 선생 조형물 건립 추진

신상구 | 2016.07.11 20:58 | 조회 2251

                                      천안에서 친일연구의 선구자인 임종국 선생 조형물 건립 추진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辛相龜

   천안에서 지난 2016년 7월 9일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다. 이날 추진위 발족식에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장병화 회장,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임경화 유족 대표 등과 천안과 충남의 각계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들은 "친일청산"을 외치며 친일문제 연구의 선구자인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을 오는 2016년 11월까지 천안에 건립할 예정이다.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용길)는 지난 2016년 7월 9일 오후 천안의 충남학생교육문화원에서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발족식에서 추진위는 접근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8월까지 임종국 선생 조형물 건립 장소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건립 장소 후보지는 천안 독립기념관이나 천안삼거리공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조형물 건립에는 추진위원 4389명이 힘을 보탠다. 4389명은 임종국 선생의 친일문제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설립한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친일인명사전』에 실린 친일파 인사들 수와 똑같다. 추진위는 9월 말까지 다양한 홍보방법으로 추진위원을 모집해 오는 11월 12일 임종국 선생의 27주기 추모제 전까지 조형물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원은 개인 1만 원, 단체 5만 원 이상을 조형물 건립 비용으로 후원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금액과 상관 없이 소액이라도 가능하다. 추진위원은 조형물 건립과 함께 설치하는 명판에 이름이 새겨진다.
   천안민주단체협의회 초대 의장을 역임한 이용길 추진위 위원장은 "친일문제는 지금도 살아있는 엄중한 과제"라며 "임종국 선생의 생전 모습을 조형물로 건립해 선생의 뜻과 생각을 다시 한번 살리고 청소년 등 많은 사람들에게 선생을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발족식에서 산맥을 배경으로 선생이 웃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 시안도 공개했다.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 제작은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로 잘 알려진 김운성 조각가가 맡았다. 조형물에는 임종국 선생의 저서에서 발췌해 신영복 선생이 쓴 문구도 배치될 예정이다.                                
   친일연구가 임종국(林鍾國, 1929~1989) 선생은 친일파 연구에 일생을 바친 집념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곡필할 수 없어 제 아버지와 은사의 친일마저 눈물을 머금고 밝혔던 올곧은 재야사학자(시인, 문학평론가)이다. 그는 80년대 초 자기 아버지의 친일행각을 발견하고 여동생 앞에서 "아버지 이제 어떻게 하냐?"며 엉엉 울었다고 한다. 아버지 임문호씨는 아들에게 "내 이름 빼려거든, 너 그 책 쓰지 마라"고 했다. 그 결과 선생이 발표한 1차 친일파 명단에 천도교인 26명 중 자기 아버지 '임문호'란 이름이 올라갔다.
   아버지 임문호는 일제 시대 천도교 당수와 조선농민사 사장을 지내는 등 항일에 앞장섰으나 40년 이후 민족진영의 대거 변절 때 같이 친일대열에 서고 말았다. 임종국은 대학 은사였던 유진오(고려대 총장 역임) 박사의 친일 행적에도 눈을 감지 않았다. 그가 밝혀낸 친일인사 대부분이 해방 이후 이 나라를 주름잡던 보수우익의 거물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 쪽에 치우치진 않았다.
   그는 좌파 지식인의 친일인맥도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밝혔다. 한설야, 이기영, 임화, 정지용 등 거물급 좌파 문인들의 친일 작품과 행적도 발굴했다. 심지어 몽양 여운형의 친일 행각도 지적했다. 월북한 무용가 최승희가 일제 말기 황군 위문공연을 마친 뒤 수익금을 국방헌금한 사실을 밝힌 사람도 그였다.
   그는 이승만 정권의 제1공화국 12년(1948~60년)동안의 총리와 장관 등 정부부처 각료와 제헌의회를 포함한 1~4대 국회의원 전원을 전수조사해 친일파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걸 수치로 제시했
   친일연구가 임종국은 1929년 10월 26일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에서 임문호의 4남 3녀 가운데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아버님이 교회 일로 상경하게 되자, 소년 종국도 고향을 떠나 근 40년을 서울에서 살았다.
   1945년 8월 15일 조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되던 해엔, 17세로 중학교 3학년이었다. 그 때 일본군의 퇴각이란 충격적인 경험을 했는데, 그것은 일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 뒤 그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는데, 일찍이 형성된 문학에 대한 열정과 미련은 쉽게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1956년 고려대 정외과 졸업과 동시에 『이상 전집』 3권을 펴냈다.
   마침내 1959년, 그는 사화집(詞華集) 동인으로『문학예술』지에 ‘비(碑)’란 제목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그리고 그는 일생을 통해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 시기에 했다. 고려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로 두어 해 동안은, 출판사인 신구문화사에서 근무했다.
   1965년 한일회담은 임종국 선생님의 생애에 전환점이 되었다. 그때 그의 나이는 서른 일곱 살, 문학사회사를 집중해 연구하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그 연구가 한일회담의 반민족적 행위와 접목이 되면서, 그것은 친일연구의 싹이 되었고, 결실은 1966년『친일문학론』의 탄생으로 나타났다.
   그는『친일문학론』이란 큰 저서를 발간한 뒤에 한동안 공백기를 보냈다. 그리고 충전된 힘으로, 다시 본격적인 친일 연구에 들어간 때는 1970년대였다. 그런데 건강과 어려운 생활고에 시달리며 잡문까지 써야 했다. 이 시기의 연구 영역은 더욱 넓어져서, 정치?경제?사회?교육?종교?군사?예술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친일문제를 다루게 되었고, 연구 방법은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한 실증적 고찰이었다.
   집필 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80년대엔, 친일파 개개인의 친일행적은 물론, 그 집안의 친일 내력까지도, 줄줄 외우고 다닐 정도로 전문가가 되었다.
   1980년 늦가을, 그는 건강을 회복하고 집필에도 전념하기 위해서, 천안 교외의 삼룡동에 외딴집을 짓고, 요산재(樂山齋)라 이름 지은 뒤, 줄곧 이곳에서 밤농사를 지으며 집필에 전념하다가 다가동으로 옮겨 많은 불후의 명저를 남겼다.  
   이상 고찰한 바와 같이 친일연구가 임종국은 1929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66년『친일문학론』출간으로 친일문제 연구의 새 장을 열었다. 이어서『발가벗고 온 총독』(1970)을 발간했다. 1980년 늦가을 천안으로 거처를 옮겨『정신대 실록』(1981),『일제침략과 친일파』(1982),『밤의 일제 침략사』(1984),『일제하의 사상탄압』(1985),『일본군의 조선침략사 1·2』(1988, 1989) 등 일제 침략사와 친일파 자료집을 출간했다. 이후 그는 필생의 과업으로 10권 분량의『친일파 총서』를 기획하고 집필 도중 과업을 완성하지 못한 채 60세 때인 1989년 11월 12일 0시 40분 지병으로 타계해 천안공원묘원내 무학지구 철쭉 4-1에 안장됐다. 사후에 그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1991년 2월 반민족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 전신)가 개설되고 2005년에는 기념사업회가 발족되었다. 2005년 11월 보관 문화훈장을 추서받았다. 2006년에는 정훈현 저서인『임종국 평전』(시대의창, 2006)이 발간되었다.    
                                                                              <참고문헌>
   1. 윤평호, “임종국 선생 뜻 받들어 친일 청산 실현”, 오마이뉴스, 2004.11.6일자.
   2. 김덕련, “'친일연구가' 임종국 선생 훈장 받는다”, 오마이뉴스.  2005.9.23일자.
   3. 이정호, “친일 연구 끝내기 전엔 죽을 수 없다”, 미디어오늘, 2005.11.18일자.
   4. 심규상, “'친일문제 연구가' 임종국 선생 평전 나온다 - 정운현 친일규명위 사무처장 집필... 오는 11월 17주기 맞춰 출간될 듯”, 오마이뉴스, 2006.9.18일자.
   5. 윤평호, “천안서 친일연구 선구자 업적 기린다.” 대전일보, 2016.7.11일자. 15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 등 69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시부문 신인작품상, <한비문학>?<오늘의문학> 문학평론부문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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