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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기민족 포용않는 국가에 미래없다

환단스토리 | 2014.11.21 13:30 | 조회 3155
[기고]자기민족 포용않는 국가에 미래없다

남북통합 앞서 고려인·조선족 동포부터 안아야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로마는 로마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고자 하는 주변 모든 민족들을 포용함으로써, 작은 도시국가에서 출발하여 서유럽, 북아프리카와 동지중해 연안을 영토로 하는 대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 역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부터 이주한 사람들로 구성된 복합사회이다. 미국은 외부 세계에서 받아들인 새 구성원들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문화를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해 나감으로써 오늘날과 같이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는 매우 배타적이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역사, 문화, 언어, 핏줄 등 모든 면에서 갖고 있는 동질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국민이 가지고 있는 동질성은 다른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높다. 민족의 순수도, 사람들의 선호도, 관심거리, 가치관 등이 대동소이한 정도가 불과 수백만의 인구를 가진 국가 보다 높다.

한국인만큼 획일성을 보이고 있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한국의 인구는 4800만이며, 북한 인구까지 합치면 7000만이 넘는데, 이는 세계 15위에 해당한다.

남한만으로도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가진 한국이 평화적으로 남북통합을 달성하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독일 정도의 국제적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남북통합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필자는 그 중 하나를 우리가 가진 지나친 배타성이라고 본다.

필자가 근무하는 우즈베키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 고대로부터 동-서양 문명의 교통로 역할을 해 왔다.

대상(隊商)활동과 전쟁과 정복, 이주를 통해 다양한 인종들이 우즈베키스탄에 모여 살게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우즈벡인은 물론 타직인, 러시아인, 카자흐인, 타타르인, 키르키즈인, 고려인, 그리스인,

폴란드인, 독일인, 몽골인 등 각양각색의 120여개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고려인은 약 25만명으로 우즈베키스탄 총 인구의 약 1%에 달한다.

해마다 개천절인 10월 3일에 연해주 각 지역을 순회하며 열리는 '고려인 문화의 날' 축제.


1937년 스탈린은 당시 연해주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이 일본군을 지원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이들을 황무지나 다름없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당시 고려인들과 함께 볼가 독일인과 유태인 등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했다. 오늘날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는 약 50만 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한 고려인들은 반사막 황무지에 물길을 만들고, 늪지대를 개간하여 논밭을 일구었다.

옛 소련 시절 연방내 분업구조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은 면화와 쌀농사 등 농업부문에 특화하였다. 근면한데다가 우수한 농업기술을 갖고 있던 고려인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수준을 누릴 수 있었다.

옛 소련의 해체이후 러시아 수입시장의 붕괴와 우즈벡 정부의 농산물 수매가격 하향조정 및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부진으로 고려인들의 생활수준은 저하됐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우즈벡화(Uzbekization) 정책을 추구하면서, 우즈벡어를 유일 공식언어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우즈벡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고려인들은 행정부, 군대, 경찰 등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간부로 진급하기 어렵게 됐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고려인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며, 어느 정도 판로도 확보된 남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대사관 영사과에 근무하는 Lyuba와 총무과에 근무하는 Nataly, KOICA 사무소에 근무하는 Inna 등 필자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고려인들이다.

그 중 Lyuba는 아버지만 고려인이다. Lyuba와 Inna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필자에게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외국 가운데 하나로 느껴진다고 종종 말한다.

고려인들 대부분이 한국에 가고 싶어하나 돈이 없고, 우리 정부가 쉽게 입국을 허락하지도 않는다.

이디오피아에 살던 검은 유태인들을 살리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이디오피아의 전 독재자 멩기스투에게 지불하고, 특별기를 동원하여 이들을 이스라엘로 공수해온 이스라엘 정부의 민족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은 핏줄을 타고난 고려인들을 지금과 같이 대하는 것은 남북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 극동에 최초로 한인들이 등장한 것은 1860년대. 한인들은 연해주 일대에 정착했으나 1937년 8월 21일 전소연방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의 한인이주 명령에 따라 1938년 봄까지 중앙아시아로 옮겨졌고 이중 60%는 다시 재이주 당했다.


해외 교포의 수는 약 600만에 달한다. 남북한을 합한 인구의 10분의 1에 조금 미달하는 숫자다. 미국, 캐나다, 호주 교포들과 같이 자발적으로 이민한 사람들도 있지만, 중앙아시아, 중국, 일본 교포들과 같이 가난이나 일제의 압제를 피해 이민한 교포들도 있다.

재미, 재일 동포들과 같이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국가들에 거주하는 교포들도 있지만, 고려인, 조선족 등 교포의 2/3 이상은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들에 거주하고 있다.

분단시대를 사는 우리의 중요한 국가목표 중의 하나는 남북통합이다. 남북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동포들에 앞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고려인과 조선족을 먼저 끌어안아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한 소수민족 가운데 독일인과 유태인은 거의 대부분 독일과 이스라엘로 이주했으며, 러시아인들도 러시아로 돌아가고 있다. 고려인만 모국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중국은 국가통합을 유지키 위해 자국내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이 세운 고대?중세 국가의 역사도 자국사로 취급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19세기말~20세기초 남미로 이주한 일본인의 후손도 받아들이고 있다. 멸망한지 1336년이나 지난 고구려의 역사는 소중히 생각하면서 같은 시대를 사는 고려인과 조선족을 외면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고려인과 조선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외교의 지리적 방향이 일본-미국-유럽축과 아세안-인도-중동축 및 중국-중앙아시아-러시아축이 되어야 한다고 볼 때 고려인과 조선족은 우리 외교의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가 고려인들을 받아주어야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 남게 될 고려인들도 한국에 대해 한층 더 애정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다.

고려인과 조선족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활력 요소가 될 수 있다. 러시아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고려인과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조선족은 우리 사회를 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할 것이다.

200만의 조선족과 50만의 고려인도 포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북통합을 달성할 것인가. 북한 주민의 10분의 1에 불과한 고려인과 조선족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가 남북통합 이후에 밀어닥칠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감당해 낼 것인가.

독일은 동서독 통일이라는 어려운 시점에서도 독일 이주를 희망하는 중앙아시아 독일인들을 모두 받아들였으며, 이스라엘은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서도 원하는 유태인들을 모두 받아들였다.

자기 민족도 포용하지 못하는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 로마는 어제까지 적으로 싸웠던 사람들까지 국민으로 포용했다.


백범흠(주우즈베키스탄대사관 1등서기관

백서기관님의 기고문 감사합니다. 포용 포용 그런 큰 가슴을 가진자들이 이사회 이나라의 지도자가되도록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운영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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