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통짚신 '와라지' 백제 짚신서 유래"
日 전통짚신 '와라지' 백제 짚신서 유래"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궁남지 출토 짚신 분석
▲ 궁남지에서 출토된 백제 짚신(위쪽)과 일본의 짚신‘와라지’.
일본의 전통 짚신인 ‘와라지(草鞋)’는 6~7세기 백제인들이 신었던 짚신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최근 2년 동안 충남 부여 궁남지 유적(사적 135호)과 관북리 백제유적(사적 428호)에서 출토된 64점의 백제시대 짚신을 조사, 23일 ‘백제의 짚신’을 발간하고 그같이 밝혔다.
이 짚신들은 사비시대(서기 538~66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날줄과 씨줄이 매우 가늘고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조사에 참여한 인병선(印炳善)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은 신발 바닥만이 있는 구조, 앞총(짚신 맨 앞쪽으로 굵게 박은 낱낱의 울)이 없는 점, 돌기총(짚신 허리 양쪽에 박은 울)이 짧다는 점 등에서 백제와 일본의 짚신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인 관장은 “최근 국립부여박물관이 능산리에서 발굴한 판자형 나막신이 일본의 게다(下 )와 흡사한 것으로 볼 때 백제의 짚신·나막신 등 신발 제작기술이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 관장은 그 같은 추정의 근거로 일본에서 서기 701년 제정한 고대 법전인 대보율령(大寶律令)을 들었다. 이 법전은 왕이 하사하는 화(靴·목이 긴 신발)·이(履·관리의 예복용 신발)·안(鞍·말안장)을 백제출신 장인(百濟手部)들이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감독하는 수장을 ‘전리(典履)’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이’에는 초리(草履), 즉 짚신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
입력 : 2004.04.23 17:1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