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뉴스

역사교육 홀대하면 미래도 없다

환단스토리 | 2013.08.06 13:37 | 조회 4383
역사 교육에 대한 당위성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수능시험 필수과목 폐지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국회에서 법 개정을 발의하고 대통령이 한국사 교육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으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도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그러나 정작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역사교육계나 역사학계에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주도하는 한국사 교육 강화론은 크게 세 가지 배경에서 제기됐다. 하나는 일본과 중국 측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일종의 외부적 배경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 역사 인식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부적 필요성이 더 절박하다.

첫 번째 배경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별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나머지 배경에 대해서는 여야가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 한쪽은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70% 가까이 되고 현재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진단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폄훼하는 `일베충`과 보수세력의 역사 인식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진단이 다르기 때문에 강화하려는 방향과 내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수능 필수 과목화, 수업시수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한국사 교육 강화를 정치권이 주도하고 있는 점이다. 굳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헌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적 목적에 따라 한국사 교육을 개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정원 대선 개입 같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정치적 이슈는 제쳐두고 한국사 교육 강화를 선도하는 것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둘째,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사 교육 강화는 이명박정부에서 단행한 역사교육 과정과 교과서 개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이명박정부는 졸속적인 방법으로 한국사 교육 과정을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새 교과서가 개발되었고, 그 가운데는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사 교육 내용과 흐름을 정권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게 아닌지, 그리고 그 수단으로 한국사 교육 강화를 주장하는 게 아닌지 역사학계는 지켜보고 있다.

셋째, 역사교육이 아니라 한국사 교육 강화를 주장하는 문제다. 한국사 교육은 역사 교육의 일부로서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갖고 있다. 한국인이라는 공동체 일원으로서 바람직한 삶을 살도록 인도하는 것이 한국사 교육이라면, 인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 역사교육이다. 학생이 공동체 일원이기 이전에 존엄과 정체성을 가진 역사적 존재로서 자아를 인식하고 성장해 가는 데는 자국사 교육뿐 아니라 자신과 자국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역사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넷째, 다양한 역사인식을 인정해야 한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국민이 다양한 역사 인식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다양성의 존재야말로 민주사회의 기본이다. 역사 인식이 다른 사람을 국민으로 통합하는 것은 정치적 능력을 발휘해서 할 일이지, 역사 인식을 같게 만들어서 할 일이 아니다.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역사 인식의 차이를 부정하려는 것은 차라리 파쇼적이다.

역사는 가치를 다루는 학문이고, 역사 과목은 가치를 심어주는 교과다.
역사는 과거를 소재로 삼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과목이다. 우리 역사 교육, 한국사 교육은 인권과 자유, 민주, 평화와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안병우 =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前국가기록관리위원장]




MK뉴스 201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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