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식 황윤정 기자 = 지난해 7월 29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마셴(麻線)향 마셴촌에서 발견된 고구려 비석에는 모두 218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 글자가 훼손돼 판독할 수 있는 글자는 140자다.
비석에는 고구려 시조인 추모(趨牟·주몽), 주몽의 외조부이자 '물의 신'인 하백(河伯)의 이름이 등장한다.
또 '시조 추모왕(鄒牟王)이 나라를 일으켜(始祖趨牟王之創基也) (왕위가) 후대로 이어졌다(繼胤相承)', '연호(烟戶)를 배치해서 사시(四時)로 제사에 대비케 하고(四時祭祀) 부유한 자들이 (묘를 관리하는 사람들인) 수묘인(守墓人)들을 함부로 사고팔 수 없다"는 구절 등이 발견된다.
비문에 보이는 연호(烟戶)는 보통 인가(人家), 민호(民戶) 등으로 해석된다.
한국 고대사 연구자인 윤용구 박사는 "광개토대왕의 유언 중 하나가 선대 왕들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이었다"면서 "광개토대왕은 선왕의 묘마다 비석을 세워 묘를 관리하는 주체(守墓人)를 분명히 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비석이 선왕의 묘에 세워진 수묘비(守墓碑)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태돈 서울대 역사학과 교수는 "비석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하고 검토해봐야겠지만 이번 고구려 비석 발견은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중국 국가문물국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가 공개한 비석 전문이다.(□는 훼손된 글자)
□□□□世必□天道自承元王始祖趨牟王之創基也
□□□子河伯之孫神□□□□蔭開國闢土繼胤相承
□□□□□□烟戶以□河流四時祭祀然□□備長烟
□□□□烟□□□□□富足□轉賣□□守墓者以銘
□□□□□□□□□太□□□□□王神□□與東西
□□□□□□追述先聖功勛彌高悠烈繼古人之慷慨
□□□□□□□□自戊□定 律敎□發令□修復各於
□□□□立碑銘其烟戶頭卄人名□示后世自今以后
守墓之民不得□□更相轉賣雖富足之者亦不得其買
賣□□違令者后世□嗣□□看其碑文與其罪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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