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역사공부방

한국인의 지혜가 담긴 한옥

운영자 | 2010.05.10 19:01 | 조회 10049


 김영석
 
자연과 인간 그리고 한옥
 
우리나라 옛 동양화를 보면 서양화와 차별되는 풍경이 발견된다. 고즈넉한 산과 한데 어우러진 한옥이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산의 능선과 한옥의 지붕선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하늘을 찌를 듯한 지붕이라든지 그저 평면적인 구조와는 많이 다르다.
 
한옥은 집의 구조뿐 아니라 재료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기단 등은 돌을 사용하고, 기둥과 서까래·문·마루바닥 등은 나무를, 벽은 짚과 흙을 섞은 흙벽으로 만들었다. 창에는 역시 천연 나무로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바닥에는 한지를 깐 뒤 콩기름 등을 발라 윤이 나게 했는데 물이 바닥에 스며들지 않게 하는 방수 역할도 했다.
 
 
과학을 집대성한 한옥
 
■ 구들과 대청
온돌은 열의 전도·복사·대류를 이용한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 방식이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는 여름에는 무덥고 겨울에는 춥다.
때문에 가옥 구조에도 계절적 온도 변화를 고려했다.
겨울이면 방을 따뜻하게 데우는 구들과 여름이면 사방으로 통풍되는 시원한 대청이 공존하는 가옥 구조다.
반면 일본, 중국 등지에는 구들과 대청이 공존한 예를 찾기가 힘들다.
더구나 아궁이에서 음식을 익히고 난방까지 겸한 구조야말로 기발한 아이디어라 하겠다.
 
■ 처마
깊은 처마는 여름철에 태양이 높이 떴을 때 자연스레 차양이 되어 뙤약볕을 가려준다.
처마로 인해 그늘진 곳은 태양열을 받는 마당보다 시원하다.
찬 곳과 더운 곳이 생겨 대류가 발생하면 바람이 일어 더욱 시원하다.
겨울철엔 낮게 뜬 태양 볕이 집안 깊숙이 들어와 오히려 방안이 따뜻하다.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거기서 서까래가 앞을 가로막아 오래 머물게 된다.
또한 직사광선이 실내를 비추지 않는데도 집안이 밝은 것은 마당에서 반사된 빛이 건물 내부를 간접 조명해서이다.
 
■ 창과 문
한옥은 기본적으로 기둥과 대들보의 맞춤으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벽과 창, 창호문은 언제든지 손쉽게 개방과 구조 변경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문을 떼어내면 된다.
요즘 식당에서 창호문을 사용하여 방의 규모를 조절하는 광경을 보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놀랄 따름이다.
 


 
자연섭리를 본뜬 한옥
 
집을 지을 때는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삼고 안정감을 고려했다.
 
일반적으로 서민들의 집의 방 크기는 한 변이 15척(尺)1)이었다고 한다. 15×15가 최소한의 평면이었다.
 
형편이 좋아지면 18척으로 사방을 정할 수 있었고, 신분이 높아지면 21척이나 24척을 설정했다.
 
15척(3×5), 18척(3×6), 21척(3×7), 24척(3×8), 27척(3×9)…. 보는 바와 같이 모두 숫자 3과 관련이 있다.
 
3은 천일(天一), 지일(地一), 태일(太一)의 천지 조화수와 같다. 또한 5라는 수는 한국 사람들의 평균신장 5척과 같다. 또한 5는 오행으로 보면 토(土)로서 우주의 중심에 해당한다. 그런 3과 5가 합쳐 15수를 이루었다. 보통 15×15의 방에서 기거했는데, 우주 대자연의 섭리 안에서 생활한 것이라 하겠다.
 
15척 중앙에서 보면 좌우와 전후에 7.5척씩의 간격이 생겨난다. 여기에 7.5척은 평균 신장 5척과 앉은키의 눈 높이까지의 평균치 2.5척이 합쳐진 것이다.
 
평면뿐만 아니라 입면 구성도 마찬가지이다. 방의 천장 높이를 보통 7.5척으로 잡는다. 앉은 키 위에 서 있는 사람 한 길2)을 합한 수치이다. 이것은 기(氣)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것이다.
 
대청마루 또한 기의 순환을 고려하여 만들어졌다. 마루 중심부 가장 높은 자리를 10자로 잡은 것이다. 5자를 사람들 평균신장으로 설정했을 때 마루에 서 있는 사람의 머리 위로 한 길이 되는 여유를 두게 한 것이다.
 
대청마루는 보통 평균신장의 두 배를 잡는다. 마루는 서서 생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설계했다. 백회에서 솟아오른 기(氣)가 기세 좋게 뻗어나가 순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높이로 만들어진 것이다.
 
옛날에는 마을공동체 단위의 생활을 했기 때문에 방은 개인을 위한 공간으로, 대청은 대중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마당은 마당대로 큰일을 치르는 공간으로 쓰였다. 개인과 대중을 함께 고려한 가장 합리적인 구조가 우리의 전통한옥이라 할 수 있다.
 
한옥은 특별한 소재로 만든 인위적인 구조물이 아니다. 나무와 흙, 돌 등 자연 그대로의 소재를 이용했다.
 
한옥은 마루, 온돌뿐만 아니라 지붕의 기울기, 기단, 창과 문 그리고 돌담에 이르기까지 자연섭리에 바탕을 둔 철학과 정밀한 과학이 어우러져 있다.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에서부터 자연의 섭리, 곧 우주의 섭리에 따르는 지혜를 가진 한민족! 미래세계를 주도할 문화대국으로서 다시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내가 이곳 해동조선에 지상천국을 만들리니 지상천국은 천상천하가 따로 없느니라.
장차 조선이 천하의 도주국(道主國)이 되리라.
(道典 7:8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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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척(尺)=자: 한 치의 열 배(약 30.3cm)
2)길: 여덟 자 또는 열 자(약 2.4미터 또는 3미터). 또는 사람의 키 정도의 길이
※ 양옥은 1890년대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전파된 이후,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의도적으로 더 널리 보급되었다. 그리하여 지금은 한옥을 찾아보기가 거의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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