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칼럼

활에서 찾은 한민족의 긍지와 기상

상생도군 | 2010.10.20 00:02 | 조회 3388

동이족의 상징, 활
 

고대 중국인들은 우리 민족을 일컬어 동이족(東夷)이라 하였다. ‘이(夷)’는 ‘大’와 ‘弓’이 합해져 만들어진 글자로 큰 활을 사용했던 민족임을 상징한다. 우리 한민족에게 활은 심신수양의 수단이자 외적방어의 중요한 수단이었으며, 우리 선조들은 대대로 활쏘기에 능했다. 그 전통은 오늘날 올림픽에서 ‘양궁’강국의 명성으로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활의 역사는 환웅천황의 배달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배달국 치우천황과 한족의 황제 헌원의 전쟁에서부터 그 기록이 나타난다.
 
사마천은 『사기』에 “치우형제가 81인이었는데 (중략) 오구장(五丘杖) 도극(刀戟) 태노(太弩)를 만드니 그 위세가 천하에 떨쳤다. 치우는 옛 천자의 이름이다.”라 적고 있는데, 여기서 태노는 활틀을 놓고 화살, 돌을 쏘는 무기를 일컫는 것이었다. (출처 : 『환단고기』「삼성기전」하편)
 
단군조선 시대로 넘어와 활은 단궁(檀弓)이란 이름으로 전해왔고, 이 단궁이 다시 부여로 전해지게 되어,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부여는 궁(弓), 시(矢), 도(刀), 모(矛)로 병기를 삼고 집집마다 개장(鎧丈: 갑옷과 무기)이 있었다.” 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 예맥과 삼한으로 전해진 활은 ‘낙랑단궁(樂浪檀弓)’이라는 이름으로 적고 있다.
 
우리 한민족의 대표적인 활인 국궁(國弓)의 시초는 이 단궁(檀弓)에서 시작되었으며, 고구려에 이르러서는 맥궁(貊弓)이라 불리웠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의 경우 활쏘기는 인재를 선발하는 방법으로 활용되었고, 이궁(二弓)이라는 궁수부대가 있어 한강 수비군으로 삼았다. 이들은 쇠뇌(砲弩. 포노)라는 연발식 큰 활이 있었는데 그 사정거리가 1천보(3∼4백 미터)에 달했다고 전한다.
 
고려시대에도 경궁(梗弓), 강노(剛弩), 청노 등의 궁술부대가 있었으며, 조선시대 무과(武科)에서는 활쏘기가 중요한 무술시험과목 가운데 하나로 치뤄져 그 전통이 이어져 왔다.
 
쇠 철(鐵)자가 원래 ?(金+夷)자였는데, 이는 화살촉과 같은 철제무기가 동이에서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며, 철기문화의 시작이 우리 민족에게서 유래된 것임을 알려주는 단서이다.


동이
 
활은 심신수련의 수단
 
활을 잘 쏘는 명사수를 선사(善射)라 했는데, 예로부터 우리 나라를 ‘선사의 나라’라고 불렀다. 신라 정복의 야심을 꿈꿨던 당고종(唐高宗)도 신라의 활제작 기술을 탐냈다는 기록에서 우리의 활 제작 수준이 얼마나 뛰어났는가를 알 수 있으며, 중국문헌에는 ‘한국은 활로 수성(守城)하고 활로 공성(攻城)하는 나라’라는 기록이 나온다. (참고 : 『단군문화기행』, 박성수)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도 이름난 명사수로 알려져 있으며, 서애 유성룡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래 활을 잘 쏜다고 알려졌고, 이 때문에 성을 굳게 지킬 수 있으니, 활은 우리 나라의 장기이다.”라 했다. 또 성호 이익은 “활과 화살의 이점이 우리를 동방의 최고로 만들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우리민족에게 있어 활이 비단 전쟁의 수단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활문화에서는 전투에서 쓰이는 살생의 용도를 의미하는 ‘쏜다’는 말 대신, 심신수련의 의미가 강조된 ‘낸다’는 말을 더 선호했다.
 
한량[활쏘는 사람]들은 단체로 활을 낼 때, 동진동퇴(同進同退)하며 서로간의 협동과 신뢰를 중요시했고, ‘궁도 9계훈’을 만들어 예법을 중요시 여겼다.
 
전통적인 활터에는 정자(亭子)가 있기 마련인데, 활을 쏘는 활터를 정(亭)이라 부른데서 유래된 것이다. 즉 정자의 기능은 그냥 노는 곳이 아니라, 풍류와 심신을 단련하는 장소였던 것이다.
 
태양을 상징하는 과녁속의 붉은 원
 
활터에는 사대(射臺; 활을 쏘려고 서는 장소)가 있고, 관혁(貫革)1)이 있었다.
 
이 관혁에 네모난 가죽을 댄 것을 ‘곡(鵠)’이라 하고, 가죽대신 헝겊을 덧댄 것을 ‘정(正)’이라 했는데, ‘정곡(正鵠)을 찔렀다’는 말이 여기서 유래했다. 과녁의 중앙에 그린 붉은 원은 태양을 상징했으며, 빛과 밝음을 추구했던 우리 민족의 광명사상이 잘 드러난다.
 
또한 활에는 태극사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대부분의 운동이 동적인데 반해, 활은 정(靜)과 동(動)의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활은 양(陽)이고, 시위는 음(陰)이다. 시위를 한자어로 현(弦)이라 하고, 달이 차고 기울 때를 두고, 상현(上弦) 하현(下弦)이라고 이름한 것도 역시 음양의 변화작용을 활에서 찾았음을 알 수 있다.
 
고정된 활의 건(乾, 활)·곤(坤, 시위)이 만작(滿作, 활을 가득 당긴 것)이 된 상태가 곧 감리(坎離)이며, 이는 건곤의 두 본체가 감리의 작용으로 나타나는 이치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한량은 활을 낼 때마다 일월과 같이 천지를 운행하는 자가 되어, 천지만물 가운데 가장 존귀한 인간의 위상을 온 몸으로 체득해간 것이다.
 
고구려 시조인 주몽(朱夢)은 원래 이름이 추모(鄒牟)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의 부여식 표기였다. 주몽이 부여의 추격병에게 쫓기다가 강물을 만나 곤경에 빠졌을 때, “나는 천제의 손자이고, 하백의 외손이다!”라고 외치며 활을 들어 물을 치니, 고기와 자라가 나와 다리를 놓아주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이 때의 활은 하늘과 인간을 잇는 신성한 도구의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또한 주몽의 선언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천손족의 당당한 기상을 일깨워 주는 울림이 되고 있다.
 
 
 <참고문헌>
 『초보자를 위한 양궁지도 방법론』, 박영일, 형설출판사
 『활이 바꾼 세계사』, 김 후, 가람기획
 『단군문화기행』, 박성수, 서원
 『환웅-단군 9000년 비사』, 최종철, 미래문화사
 『우리활 이야기』, 정진명, 학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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