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왕은 백제후손”…역사학자 우에다 마사아키 별세
“일본의 왕은 백제후손”…역사학자 우에다 마사아키 별세
우익단체의 협박에도 역사의 사실을 굽히지 않아
2016.03.15 17:33:00
윤한주 기자 kaebin@ikoreanspirit.com
한일 고대사연구로 2009년 대한민국에서 훈장 수여
국학원 주최 2010년 개천대제에 참석해 특별강연
▲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대 명예교수
한일 고대사 연구의 석학인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대 명예교수가 13일 교토부(京都府)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태평양전쟁 때 학도병으로 도쿄 조선소에서 일하다 공습으로 친구를 잃었다. 이것을 계기로 민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천황제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고대사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일본역사만으로는 참다운 역사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 한국의 역사를 연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1965년 한일 고대역사에 관한 <귀화인(歸化人)>이란 책을 펴냈다. 귀화라는 표현은 일본 중심의 중화사상에서 나왔다는 것. 당시 일본은 호적조차 없고 왕실이라는 제도가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선진문명을 갖고 건너온 사람들을 귀화인이라고 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고인은 일본의 <고사기> <풍토기>에서 쓰는 ‘도래(渡來)’라는 말을 쓰게 됐다. 이때부터 일본학계는 귀화인이라는 표현에서 도래인으로 바뀌었다.
특히 서기 794년 교토에 황거를 건설한 제50대 간무천황의 어머니 화신립(일본명 고야신립) 황후가 무령왕의 직계후손이라고 밝혀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일본 우익단체로부터 네 차례나 ‘국적(國賊, 나라의 역적) 우에다’라고 쓴 협박편지를 받았다.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2010년 10월 4일)에서 “그것을 우리집 가보(家寶)로 삼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사실은 굽힐 수 없다는 것이 내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1950년 교토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뒤 교토대 조교수와 교수를 거쳐 1991년부터 오사카여자대(현 오사카부립대) 학장(한국의 총장 개념) 등을 지냈다. '일본고대국가론구(論究)', '일본신화', '고대 전승사(傳承史)의 연구' 등 81권의 저술을 냈고 공저는 500권이 넘었다. 2009년 대한민국 정부는 고인의 한일 고대사 연구에 대한 공로로 인정해서 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고인은 2010년 10월 3일 사단법인 국학원에서 열린 개천대제에 참석해서 ‘한일 친선과 천손문화’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일본 초기의 신화가 한국의 단군신화, 가야신화에서 유래되었고 일본 천황가의 왕실제사 때는 한국에서 온 한신(韓神)을 부르는 축문과 한신 인장무를 춘다는 사실을 전했다. 단기 4343년 개천절 축하 메시지도 남겼다. *우에다 마사아키 교토대 명예교수 생전 인터뷰(바로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