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뉴스

‘식민사학자’ 공격받는 김현구 교수 “임나일본부 인정한 적 없어”

환단스토리 | 2018.12.11 14:05 | 조회 979

한국일보 2017.06.08 


경남 고령군 지산동 주산 남쪽능선에 늘어선 가야고분군의 모습. 사적 79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현구 고려대 명예교수

“’임나’는 ‘임나가야’가 학계 정설
일본이 연구비 지원했다는 발언
도종환 후보자는 근거 밝혀야
이덕일은 정작 자신의 책에서
전남을 ‘왜’가 차지했다고 표기”

“일본이 임나일본부설(고대 일본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일부를 통치하기 위해 한반도에 기관을 설치했다는 주장)에서 임나를 가야라고 주장했는데, 일본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 주장을 쓴 국내 역사학자들 논문이 많다.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 관련 자료들을 찾아놨다.” 7일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 후보자의 이 발언을 두고 역사학계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도 후보자가 재야사학 쪽에 경도된 게 아니냐’는 게 그 동안의 우려였다면, 도 후보자의 이 발언은 재야사학과 ‘한 몸’인 것을 고백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강단사학과 재야사학이 고대사 인식을 둘러싸고 전선을 형성한 상황에서 도 후보자가 ‘역사 내전’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호규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는 “역사문제는 정부 관료나 국회의 정치인들이 아니라 학계에 맡겨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던 안정준 경희대 연구교수도 “그런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연구’ 발언의 선의마저 훼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운동을 함께 벌인 인연으로 도 후보자를 옹호해 온 주진오 상명대 사학과 교수도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만약 도 의원이 문체부 장관이 되어, '유사역사학' 관련자를 등용하고, 박물관 전시에 반영하도록 강요한다면 그와 맞설 것”이라며 도 후보자에게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글을 게재했다. 한국일보는 도 후보자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지속적으로 닿지 않았다.

도 후보자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에서 빠질 수 없는 이가 김현구(73) 고려대 명예교수다. 일본에서 공부했고 일본사학회장을 지냈으며 임나일본부 문제를 다룬 ‘임나일본부는 허구인가’(창비)라는 책을 2010년에 내서 재야사학계로부터 ‘식민사학자’라 집중 공격받았다. 임나일본부를 반박했는데도 이를 옹호한 책으로 둔갑시킨 오독 문제 때문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과 이례적인 명예훼손 소송 공방까지 벌였다. 연구비 지원 운운은 김 명예교수 같은 이들을 겨냥한 것처럼 비치는 발언이다. 김 교수에게 의견을 물었다. 의외로 담담한 말투였다.

-도 후보자 발언이 겨냥하는 당사자 같다.

“일본 연구비 지원이란 말은 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아 연구한 나 같은 사람을 말하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나는 임나일본부를 찬성하는 연구를 한 적이 없다. 그렇게 비밀을 쥐고 있는 듯 말하지 말고, 그게 누구인지 공식적으로 밝혀주길 바란다.”

-아직도 김 명예교수를 식민사학자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연구를 소개해달라.

“간단하게 말하면 이렇다. 광개토대왕비, 삼국사기의 강수열전, 고려시대의 진경대사비 등 여러 문헌과 비석 자료 등에서 ‘임나’의 존재는 확인된다. 관건은 이 임나를 지배한 세력이 왜(倭)였느냐다. ‘일본서기’ 같은 일본측 사료들만 깊이 있게 들여다봐도 그 주장은 유지될 수 없다는 게 나의 연구결과다. 임나는 여러 가야 가운데 하나로 봐야 한다.”

-우리 학계에 임나일본부설을 지지하는 이가 있는가.

“없다. 임나가 여러 가야 중 하나라는 건 우리 학계가 거의 100% 합의한 사항이라 보면 된다. 다만 임나가 고령가야인가, 김해가야인가를 두고는 학자에 따라 시각 차이가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반복해서 제기된다고 보는가.

“잘 모르겠으면 모르겠다 하면 될 일인데, 이덕일 같은 사람의 주장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인 결과다. 도 후보자의 발언은 거의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다 ‘환단고기’를 인용한 수준인 것 같다.”

김 명예교수가 임나일본부 연구를 시작한 것 자체가 임나일본부설을 격파하기 위해서다. 김 명예교수는 1990년대 초 미국에 객원교수로 갔다가 임나일본부설이 일부 교과서에 실린 것을 보고 충격받아 연구를 시작했다. 그가 쌓은 연구결과는 한일역사분쟁 해결을 위해 2002년 만들어진 ‘한일역사공동위원회’ 토론자리에서 한국측 입장을 대변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그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쓰인 책이 2010년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다. 20년 동안 식민사학을 반박했더니 한 순간에 식민사학자라 매도당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아무렇게나 매국식민사학자로 매도하는 풍토가 억울하지 않은가.

“안 그래도 다음달 출간을 목표로 ‘이덕일, 식민사학의 민낯’(가제)이란 책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주장, 이덕일 주장, 내 주장을 조목조목 하나씩 다 따져보고 비교 대조하는 작업이다. 이덕일은 나더러 임나일본부설을 지지한 식민사학자라 비난하더니 정작 자신은 ‘고구려 700년의 수수께끼’라는 책의 41쪽에 백제, 신라, 가야와 함께 ‘왜’가 지금의 전라남도 지역을 차지했다는 지도를 버젓이 그려놨다. 이덕일의 논리라면 자기야 말로 임나일본부설을 지지하는 매국식민사학자 아니냐. 임나일본부 논란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그 책을 보라.”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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