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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카페] 인류의 最古 동반자 개, 1만1000년 전부터 혈통 5개로 분화

환단스토리 | 2020.11.06 12:14 | 조회 569

[사이언스카페] 인류의 最古 동반자 개, 1만1000년 전부터 혈통 5개로 분화


고대 개 27마리 게놈 분석 결과 사이언스 발표
리비아 사막의 암벽에 그려진 기원 전 5000~2000년의 벽화. 사람이 개와 같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다./Science
빙하기 말기, 회색늑대 한 마리가 사냥꾼이 머물고 있는 야영지로 다가왔다. 잠시 주저하던 늑대는 사냥꾼이 던져준 고깃덩어리를 먹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1만5000년 전 이렇게 늑대가 개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고 추정한다. 인류와 개는 이후 어떻게 변했을까.

영국 과학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고대(古代) 개 유전자 해독 연구를 통해 늑대가 개로 길들여진 이후의 모습을 복원했다. 예상과 달리 늑대가 개로 진화하자마자 바로 다섯 갈래로 분화했으며, 이들의 유전적 특징이 오늘날 전 세계의 개들에게 조금씩 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1만1000년 전 이미 다섯 갈래로 분화


영국 옥스퍼드대의 진화생물학자인 그레거 라르슨 교수와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고유전학자인 폰투스 스코글룬트 박사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인류와 개가 함께 진화해온 과정을 고대 개 유전자 해독 결과를 토대로 새롭게 분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00년 전부터 1만1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개 유물 2000여점을 토대로 개 27마리의 유전자를 완전 해독했다. 지금까지 해독된 개는 5마리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를 같은 지역과 시기에 살았던 고대인 17명의 유전자와 비교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개는 사람 손에 길들여지자마자 바로 다양한 곳으로 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1만1000년 전에 이미 개가 전 세계 다섯 군데에서 독자적인 계통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오늘날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에 해당하는 근동과 북유럽, 시베리아, 뉴기니,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이다.

스코글룬트 박사는 “개가 그 당시 그렇게 다양하게 분화했다면 길들여진 시기는 그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는 고고학적 증거와 일치한다. 독일에서는 늑대와 확실하게 구분되는 1만5000~1만6000년 전의 개 화석이 발굴됐다. 당시는 아직 농업이 시작되기 전이라 다른 가축도 없었다. 동물로는 개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동반자가 된 것이다.

오늘날 개의 유전적 고향 / 그래픽=김하경

인류 이주 경로와 개 진화는 부분 일치


개는 길들여진 후에도 늑대와 계속 짝짓기를 할 수 있었다. 서로 유전자를 교환할 기회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북미의 늑대가 개와 교배를 통해 검은 털을 얻은 것처럼 개에서 늑대로 전해진 유전자는 발견됐지만, 반대로 늑대가 이미 길들여진 개에게 다시 유전자를 준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일방통행식 유전자 이동이 가능했을까. 연구진은 사람과 개의 밀접한 관계에서 답을 찾았다. 식용으로 키우는 돼지는 가축이 된 뒤에도 멧돼지와 계속 유전자를 주고받았다. 돼지에게 멧돼지 유전자가 옮겨와도 식용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사람과 가축을 지키고 동반자 역할을 한 개는 갑자기 늑대 유전자가 나타나면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개의 진화는 인류의 이주 과정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를테면 스웨덴의 농부와 개는 유전자가 모두 5000년 전 근동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동에서 유럽으로 농업이 퍼지면서 사람과 개가 같이 이주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과 개가 엇박자를 보인 경우도 있었다. 7000년 전 독일의 농부는 역시 근동에서 이주했다. 하지만 이들의 개는 근동이 아니라 시베리아와 유럽에 살던 수렵 채집인들이 키우던 개와 더 비슷했다. 스웨덴 왕립공대의 피터 사보라이넨 교수는 사이언스 인터뷰에서 “인류가 세계 각지로 이주하면서 기르던 개를 데려가기도 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그곳 환경에 적응한 현지 개를 선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동부 카렐리야공화국에서 출토된 1만900년 전 개의 두개골(왼쪽)과 오늘날 러시아에 사는 늑대의 두개골./Science

진돗개 유전자는 전 세계 합작품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오늘날 개들의 유전적 고향을 보여주는 지도를 작성했다. 여기서 우리나라 진돗개는 뉴기니 우는 개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기니 고산지대에 사는 우는 개는 늑대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오래전 동남아시아를 거쳐 뉴기니에 자리를 잡고 독자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의 딩고와도 가깝다.

이 밖에 진돗개에는 청동기시대 중앙아시아 초원을 달렸던 개와 근대 유럽산 개의 유전자도 나왔다. 말하자면 진돗개에는 뉴기니 우는 개와 중앙아시아의 티베탄 마스티프, 그리고 유럽의 아이리시 테리어의 모습도 있는 셈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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