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뿌리 신교에 대하여
역사의 뿌리, 신교
(대배달민족회 강의)
윤 창열
역사의 뿌리 신교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민족에 대한 역사를 알고나서 그 다음 민족정신에 대한 공부를 해야 되는데, 선행조건인 우리 상고사에 대한 이해 자체가 결여되어 있는 상태에서 우리의 정신 신교에 대해 논한다는 것 자체가 순서가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알고 계시는 분도 있겠지만, 초보자를 대상으로 강의한다 생각하고 역사를 겸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교라는 것을 여러분들은 아마 거의 못들어보았을 겁니다. 여러분들은 유불선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았어도, 신교를 들어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겁니다. 놀랍게도 신교는 우리민족 7천년동안의 국교였습니다. 외래종교가 이땅에 들어오기 전 우리역사를 이루었던 정신입니다. 역사서 환단고기를 보면 환인천제께서 지금의 시베리아 중앙고원에 내려와 환국이라는 나라를 세웠습니다. 석유환국(昔有桓國) - 과거에 환국이 있었다 해서, '환이란 우리가 밤에 잠을 자다가 창문을 열어보았더니 달이 환하더라'라는 것처럼, '환'이나 '단' 혹은 김상일 교수님이 얘기한 '한'은 광명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광명민족입니다. 9천년의 역사정신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광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명의 나라 환국은 자그만치 3301년동안 존재했습니다. 그 당시 3301년간 7명의 환인이 통치를 했는데, 그 때의 철학이나 사상은 지금보다 더 정비되고 더 완벽했었습니다.
동양의 역사철학 - 今不如古
우리들이 또 하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동양의 역사발전을 보면 철저하게 금불여고(今不如古)입니다. 즉 지금은 예만 같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노자 도덕경의 근본사상은 반박귀진(返朴歸眞)입니다. 옛날에 순박했던대로 되돌아가서 참된 것을 회복한다는 의미입니다. 동양철학에서는 인간의 역사를 타락의 역사로 봅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에서도 정법의 시대가 있었다, 상법의 시대가 있었다, 말법에 시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역사는 타락의 역사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한의학을 강의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황제내경(黃帝內經)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의학의 바이블입니다. 황제가 썼다고 전해오는데, 저는 황제가 쓴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이 쓴 것으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아주 완벽하고 정확한 한의학 고전으로 모든 한의학의 시초가 됩니다. 그 책의 철저한 사상이 금불여고입니다. 옛날사람들은 병에 걸리지도 않았고 약을 쓸 필요도 없었는데, 중고이래로 내려오면서 왜 사람들은 병에 걸리게 되었을까요? 또 옛날에는 사람의 수명이 길었는데, 지금은 사람의 수명이 왜 짧아졌을까요? 이 모든 것은 옛날사람들이 죄를 짓지도 않았고 순수하고 착했기 때문입니다. 유교의 근본사상이 이것입니다. 요순시절에는 사람들이 순박하고 착했던 시절이라고 그럽니다.
그런데 그 후 인간이 타락하니까 자사가 중용(中庸)을 지었습니다. 자사는 중용을 지으면서, 옛적에는 인간이 착하게 사는 것이 하늘에 떠있는 해와 같아서 이러한 책을 쓸 필요가 없었는데, 후세로 내려오면서 인간이 타락하고 그릇된 길을 가기 때문에 인간을 교화하기 위해 부득불 자신이 이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철저하게 불교와 유교, 그리고 우리민족의 근본사상인 신교정신도 금불여고입니다. 사실 우리가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옛날사람보다 지금의 사람이 타락한 것은 사실입니다. 밤에 무서워서 다니질 못하잖아요.
환국의 시대가 지나면 배달국 시대가 열립니다. 역대로 18명의 환웅천황이 통치했고 1565년이라는 역년이 존재했었습니다. 배달국 1565년 다음에는 단군시대로, 이 시대는 서기전 2333-238년까지 2096년동안 47명의 단군이 통치를 합니다. 그 다음이 북부여 시대로 서기전 239년 임술년에 해모수께서 웅심산(熊心山)에 천강하여 북부여를 개국하고 6대의 단군이 통치합니다. 우리들이 잘 알고있는 고주몽 성제는 북부여의 7대 단군입니다. 북부여의 6번째 임금이었던 고무서 단군이 아들이 없었는데, 그의 딸 소서노가 고주몽 성제와 결혼해서 고주몽 성제가 7대 단군이 된 것입니다.
이 북부여의 정통을 이어온 고주몽 성제가 서기전 58년에 고구려를 건설하게 됩니다.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것이 고구려 소수림왕 때 372년에 들어왔다 하는데, 이를 근거로 최초로 들어온 외래종교가 불교라고 본다면, 그 이전 7500년동안 우리민족은 종교나 사상이 없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민족의 종교와 사상은 바로 신교(神敎)입니다. 제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근본사상이 바로 신교입니다.
神敎 - 우리의 근본사상
지금의 사람들은 근본정신인 이 신교에 대한 가르침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왜 신교라는 말을 썼는가 하면, 이신설교(以神說敎) 때문에 신교라고 얘기합니다. 신을 대상으로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뜻입니다. 우선 신(神)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우주의 절대자를 지칭하는데 그 분을 상제(上帝)라고 호칭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민족은 독특해서 그냥 상제라고 하지 않고 접두사를 붙여서 삼신상제(三神上帝)라고 합니다. 고구려 중기에 불교가 수입되었지만, 그것이 국교로 선포되지는 않았습니다. 불교는 일반적인 외래종교로서 평범하게 얘기되었을 뿐이었습니다. 광개토대왕만 해도 속리산에 가서 천제를 지냈다는 분명한 기록이 나옵니다. 이 천제가 과연 막연한 하늘에 대한 제사였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였습니다. 인간과 모든 만물을 지배하는 상제께 천제를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일반적인 신에 대한 개념입니다. 옛부터 우리민족은 물활론(物活論)적인 애니미즘(animism)으로, 만유정령설이라 해서 무생물에도 신이 내재해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나라만큼 신을 섬기는 나라가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문화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기를 잡으러 나가기 전에 용왕(龍王) 또는 용신(龍神), 수신(水神)에게 풍어제를 지내거나, 산에 나무를 하러 들어가면 산신제를 지내고, 묘자리 하나를 파도 산신제를 지내는 것이 우리가 보통 말하는 애니미즘입니다. 요새 샤머니즘(shamanism)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자가 많이 나오는데, 이 중 엘리아데 같은 사람은 아주 유명한 연구자입니다. 그 밖에도 샤머니즘이나 토테미즘, 이런 것들을 다 포함한 것이 신교인데, 신교문화는 한마디로 제사문화라는 것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민족에게 있어 우주의 절대자에 대한 신앙이 바로 신교입니다. 이것은 절대신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7500년동안 우리민족의 국교로서 자리잡아왔던 근본적인 가르침이 신교인데, 이 신교가 왜 중요하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면, 바로 이 신교가 유불선(儒佛仙)의 모체종교라는 점입니다. 유불선이라는 종교가 신교에서 가지를 쳐 뻗어나갔던 것입니다. 신교의 기원은 환인천제부터였는데, 7대동안의 역년이 3301년이니까 평균잡아서 500살 정도로 장생불사를 했습니다. 신교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장생불사인데, 그 맥이 소설 '단'에 나오는 그런 신선의 맥으로서 신교의 맥입니다. 노자 장자의 맥이 아니라 그것은 신교의 맥입니다. 신교를 뿌리로 해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초대 환인천제께서 천산에 내려와 장생불사하면서 삼신상제께 천제를 지냈습니다. 그 때는 제정일치 시대로서 환인 자신이 정치적인 군장이면서 프리스트(Priest)의 역할을 동시에 했습니다. 그는 전 백성들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아 통치를 했는데, 그 구심점이 바로 천제(天祭)였습니다. 천제는 3월 16일과 10월 3일 두번에 걸쳐서 지냈습니다. 우리민족에 있어서 위대한 선각자들은 전부 신교의 신앙자들이었습니다. 연개소문, 광개토경호태열제, 을지문덕 장군 등은 3월 16일이 되면 말을 달려 마리산에 이르러 삼신상제께 천제를 지내고, 10월 3일이면 백두산에 가서 천제를 지냈다는 것이 분명히 역사에 나오고 있습니다. 강감찬 장군도 신교의 맥을 이은 분입니다. 또 고주몽성제도 직접 신교의 맥을 이은 분이었습니다.
그러면 이 신교의 맥이 언제부터 끊어졌는가, 대진국이 망하면서 끊어졌습니다. 지금의 역사학자들은 고구려가 망한 이후의 정통을 전부 신라로 잡고 있는데, 신라로 잡을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민족의 영토는 한반도가 아닙니다. 우리민족은 대륙민족이지 반도민족이 아닙니다. 사대주의자 김부식에 이어 일인들의 식민사관으로 우리의 역사와 우리의 정신이 말살되었지만, 당당하게 우리는 고구려의 후손, 대진국의 후손입니다. 대진국이 망하면서 신교의 맥은 끊어졌다고 보지만, 고려시대에는 복원관이라는 제도를 두고, 조선시대에는 소격서라는 관청을 두어, 비록 불교가 국교로 되고 유교가 국교로 된 사회였지만 삼신상제께 천제를 지냈습니다. 그래서 미미하게나마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습니다.
삼신상제(三神上帝)에 나타난 우리의 철학
그러면 신교의 기원과 신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만 접도록 하고, 왜 삼신상제라고 호칭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삼신상제라고 하지요? 환단고기의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를 보면, 삼신상제는 주체즉일신(主體則一神)이지만 작용즉삼신(作用則三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주의 절대자 삼신상제는 한 분이지만, 작용을 할 때는 셋으로 작용한다는 우리민족의 근본사상을 간결히 설명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주의 근본사상이요 우주 본래의 대경대법입니다. 우주는 본디 하나의 우주이지만 우주가 작용을 할 때는 천지인(天地人)으로 작용합니다. 88올림픽 때 우리의 가슴을 울렸던 마스게임 'Heaven Earth Man(천지인)'의 조화, 이것이 원 우리의 사상입니다. 마스게임의 주제는 삼태극의 조화를 나타낸 것이었습니다. 하늘도 태극으로 되어있습니다. 하루에도 낮과 밤이 교차하고, 땅도 육지와 바다가 있으며, 사람도 남자와 여자가 있습니다. 우주의 마음자리인 본체가 태극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태극으로 이루어져있고, 우주는 하나이지만 천지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우리가 무수하게 들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물은 화학식으로 H2O이지만 기체와 액체와 고체로 삼단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하나이지만 머리와 몸통과 다리의 셋으로 되어있고, 우리의 팔 자체는 하나이지만 상박과 하박과 손의 셋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손가락까지도 세마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곧 셋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검은색을 보면 검은색 속에는 색깔의 삼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이 동시에 들어있습니다. 또 백색 속에는 빨강, 파랑, 초록이 동시에 들어있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정부이지만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동시에 들어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민족은 우주의 바탕자리를 꿰뚫어 버렸습니다. 옛날사람들이 무식한 것이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무식한 것입니다. 옛날에는 진리의 본체만을 꿰뚫은 반면, 지금 사람은 진리를 미분화해서 봅니다. 그 때 좋은 점이 있고, 이 때 좋은 점이 있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원자핵을 보면 양자와 전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의 원자핵이지만 셋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옛날사람들은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근본은 알았습니다. 하나의 본체는 그것이 세마디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옛날사람들은 우주의 존재(Being)자리와 우주의 변화(Becoming)자리, 존재와 변화가 모두 시간과 공간을 따라서 3단계로 변화해 간다는 근본 밑바탕을 꿰뚫었던 것입니다. 그 근본 밑바탕은 봄에 씨앗이 싹터서 여름에 자라 가을에 완성되는 생장성(生長成)의 비컴잉원리(Becoming Theory), 우주의 존재법도, 창조법도와 변화의 법도, 구원의 법도입니다. 이러한 철학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의 상고사를 지금의 역사학자들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상고사가 환국, 배달국, 조선국 시대로 전개되는 것이 바로 생장성(生長成)의 원리입니다.
우리가 신교라고 얘기하는 것은 일신론적 다신교 또는 일원적 다신관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삼신상제를 정점으로 다신으로 펼쳐지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의 본체가 셋으로 작용한다는 유 불 선의 기원을 따져보면, 2000년에서 3000년을 넘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민족은 9000년 전부터 삼신상제 섬겨왔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법신불, 보신불, 화신불 사상이나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성부, 성자, 성신의 사상이라든가, 유교에서 말하는 무극, 태극, 황극 사상은 여기에서 갈라진 겁니다. 신교는 이제까지의 문화와 이념과 종교, 그리고 모든 사상의 원천이며 고향이 됩니다. 인도에는 힌두교가 있는데, 힌두교에도 삼신일체 사상이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힌두교 중에서 우주창조의 신, 유지의 신, 파괴의 신이 있다고 합니다. 우주창조의 신을 브라만이라고 합니다. 유지의 신을 비슈누라고 하고, 파괴의 신을 시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별개 인물이 아니라 본체는 하나인데 몸은 셋으로 바뀌어서 나타난다는 겁니다. 이것을 트리무리티라고 합니다. 인도에서의 그러한 사상도 우리 신교에서 갈라져 간 것입니다.
천지인을 움직이는 중심자리를 신이라고 합니다. 천지인을 움직이는 중심자리가 신이기 때문에 인간과 신이란 체용(體用)의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이란 인간을 통해서 그들의 목적을 구현하고, 또 인간은 신에 의해서 도움을 받습니다. 신은 사람에게 의지하고 사람은 신에게 의지한다는 것을 잘못 이해하면 인간은 신에 종속된다고 이해하기가 쉬운데, 절대 그것이 아닙니다. 신과 인간은 절대평등 관계입니다. 신교의 구조에 대해 환단고기에서는 단 한마디로 '道之大原 出於三神也'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도의 큰 근원은 삼신에게서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이 중국에서는 '道之大原 出於天'으로 되어있습니다.
삼신에 대한 개념이 중국의 은나라에 나오는데, 은나라가 동이족의 나라라는 것은 임혜상이나 서량지 같은 사람이 은나라 사람은 중화민족이 아니라고 주장할 정도로 이제는 보편화되었습니다. 중국민족의 기원은 환단고기에 보면 반고라는 사람이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의 신장을 거느리고 감숙성 돈황현 삼위산에서 최초로 개국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초대환웅천황은 풍백 우사 운사(風伯 雨師 雲師)와 제세핵랑군 3000명을 거느리고 백두산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게 됩니다. 중국과 우리민족은 이렇게 갈라지는 겁니다.
은나라 유적에서 독특한 솥이 발견되었는데 솥발이 세개였습니다. 이것에는 사상이 들어가 있는 겁니다. 옛날에는 물건 하나를 만들더라도 반드시 철학과 사상을 가지고 만들었던 것입니다. 절대로 그냥 만들지는 않아요. 우리 조상들이 첨성대를 만들었는데, 첨성대가 그저 아무런 의미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사계절에 맞추어 문은 네 개로 냈고, 열두달이 있으니까 주춧돌을 열두 개, 365일이 있으니까 그 쌓은 돌은 365개였습니다. 거기에는 철학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신교정신이 속속 들어있는 우리역사를 찾으러 가 봅시다. 삼신상제는 주체는 일신이지만 작용은 삼신으로 한다고 했죠. 이 삼신이 실제 인간역사로 투영될 때 하늘의 역할을 대행하는 상제의 기능을 조화신(造化神)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 땅의 역할을 대행하는 상제의 기능을 교화신(敎化神)이라고 하고, 인간의 역할을 대행하는 상제의 기능을 치화신(治化神)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초대 안파견 환인천제께서 하늘을 대행해서 인간 교화를 시킨 아버지의 역할을 했습니다. 안파견의 뜻은 아버지란 뜻입니다. 그 뒤에 배달 환웅천왕은 스승의 역할을, 그 다음 단군왕검은 임금의 역할을 했습니다. 앞서 말한 기능과 비교하여 환인, 환웅, 단군왕검은 각각 조화, 교화, 치화의 역할을 대행했습니다. 삼신상제의 기능 중에서 한 부분씩을 대행해서 하느님의 이상을 이 지상에 구현하고자 노력했던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역사의 전개를 황, 제, 왕, 패, 이적, 금수시대로 봅니다. 지금을 금수시대라고 해요. 황, 제, 왕, 패가 시작되기 이전 시대에 백성들을 순수하게 교화하고 다스렸던 분이 바로 환인, 환웅, 단군 성조였습니다. 흔히 배달환웅이 서자부에서 왔다는 기록을 가지고 환웅을 첩의 자식이라고 합니다. 첩의 자식을 왕으로 받들다니 참 인정도 많은 민족입니다. 그것은 그 당시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또 유교사상에 물든 아주 무식한 말입니다. 서자부는 서자부 종족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삼국유사를 보면 아버지만 모여있는 곳을 장복부, 어머니만 모여있는 곳을 임천부, 자식들만 모여있는 곳을 서자부, 딸만 모여있는 곳을 서녀부라고 해서 이러한 부족이 있었다고 나오기 때문에 - 그건 부족의 이름입니다 - 당시에는 서자와 적자의 구별도 없었습니다. 서자부 종족에 있던 환웅천왕이 풍백 우사 운사를 대동하여 백두산에 와서 신시를 열었습니다. 풍백 우사 운사는 입법관, 행법관, 사법관의 역할을 했는데, 이것도 천지인에서 따온 겁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의 정치제도라든가 통치조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철학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당시에는 삼한오가(三韓五加) 제도가 있었습니다. 삼한은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가르키는 것이고, 오가는 마가(馬加), 우가(牛加), 구가(狗加), 저가(猪加), 양가(羊加)를 가르킵니다. 삼한은 오늘날의 입법, 사법, 행정 역할을 했고, 오가는 각각 목숨, 곡식, 형벌, 병, 선악 등을 담당했습니다. 오가는 오행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러한 오가제도는 고구려 시대까지 전해내려 갔습니다. 윷놀이도 오행에서 나온 것이예요.
우리민족에게는 회삼귀일(會三歸一), 일체삼용(一體三用)이란 철학이 있었습니다. 회삼귀일은 셋을 모으면 하나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삼신산을 예로 들어보면, 삼신산에 불로초가 있다고 해서 진시황도 장생불사를 위해 사람을 보내 삼신산의 불사약을 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요새 와서 삼신산은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으로서 봉래산은 금강산, 방장산은 지리산, 영주산은 한라산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얘기입니다.
원래 삼신산은 백두산을 말합니다. 백두산 기슭에 '봉발래경지처(蓬勃萊經之處)'라는 글이 있는데, 이 글처럼 백두산에 쑥이 우뚝우뚝 자라 길에 우거져있기 때문에 봉래산(蓬萊山)이라고 했고, 삼신상제께 천제를 올리던 사방일장(四方一丈)이 되는 소도(蘇塗)가 있었기 때문에 방장산(方丈山)이라 했습니다. 그 다음엔 천지가 있어서 영주산(瀛洲山)이라고 얘길 했던 것입니다. 즉 삼신산은 백두산 자체를 얘기한 것입니다. 하나가 셋이고 셋이 하나라는 그러한 철학을 알면 이것도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신계조직을 살펴보면 한 분의 상제님이 계시고, 그 밑에 오제(五帝)와 오령(五靈)이 있습니다. 오제라는 것은 동방을 주관하는 청제(靑帝), 남방을 주관하는 적제(赤帝), 서방을 주관하는 백제(白帝), 북방을 주관하는 흑제(黑帝), 중앙을 주관하는 황제(黃帝)를 말하는데, 이 오제를 종합해서 거느리는 자가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입니다. 지하세계도 있습니다. 사실 동양철학을 깊이 하다보면 현대에 와서 많이 연구되고 있는 4차원의 세계와 그냥 접합이 되어버리는데, 이 지구에 동공이 있다는 것입니다. 구멍이 뻥 뚫려서 그 속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는 오령이 있습니다. 오령은 태목(太木), 태화(太火), 태토(太土), 태금(太金), 태수(太水)를 가리키는데, 이 오령을 주관하는 자가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입니다. 이렇게 해서 한 분의 삼신상제가 계시고, 그 밑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있으면서 각각 다섯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어서, 우주 자체가 완벽한 통치제도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신교의 구조인데, 중요한 것은 이 신교라는 것이 유 불 선의 모체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神敎의 흐름(仙 佛 儒)
신교는 7500년동안 우리민족의 국교였고 지금까지도 면면히 흘러 내려오고 있는데, 그 맥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유 불 선의 모체가 된다는 사실이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쓴 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에 있습니다. 난랑이라는 화랑에게 지은 글인데 그 내용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國有玄妙之道 曰風流 (우리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말하기를 풍류라 한다.)
즉 우리나라에는 본래 현묘한 도가 있어서, 외래종교인 유 불 선이 들어오기 이전부터 7500년동안 현묘한 도가 있어서 이것을 풍류도라고 얘기합니다.
- 說敎之源 備詳仙史 實乃包含 三敎 接化群生 (이 종교를 일으킨 연원은 선사[道家史書]에 상세히 실려 있거니와, 근본적으로 유 불 선 삼교를 이미 자체 내에 지니어 모든 생명을 가까이 하면 저절로 감화한다.)
- 且如 入則孝於家 出則忠於國 魯司寇之旨也 (집에 들어온 즉 효도하고 나아간 즉 나라에 충성하니, 그것은 노사구(공자)의 교지(敎旨)와 같다.)
공자가 노나라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그것을 사구라고 했기 때문에 노사구는 공자를 얘기하는 겁니다. 공자가 우리 신교의 사상 중에서 입즉효어가하고 출측충어국하는 사상을 자기의 종지로 삼았습니다.
-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周柱史之宗也 (하염없는 일에 머무르고 말없이 가르침을 실행하는 것은 주주사(노자)의 교지와 같다.)
주나라에 주사라는 벼슬이 있었습니다. 주사는 도서관 직원을 가리킵니다. 노자가 주나라에서 도서관 직원을 했어요. 그래서 주주사는 노자를 얘기하는 겁니다. 노자도 역시 신교의 사상 중에서 하나를 절췌해서 자기의 사상으로 삼았습니다.
- 諸惡莫作 衆善奉行 竺乾太子之化也 (모든 악한 일을 짓지 않고 모든 선한 일을 받들어 실행함은 축건태자(석가)의 교화(敎化)와 같다.)
석가모니 역시 우리 신교사상에서 하나를 가져가 자기의 종지로 삼았던 것입니다. 이 내용은 삼국사기를 보면 여러분들이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본래 풍류도인 신교가 있어서 유 불 선의 사상이 종합된 민족의 국교가 있었다는 사실은, 유 불 선뿐만 아니라 모든 사상을 종합한 사상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예를 하나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유교에 대해서 먼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자는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기술을 한 것이지 창작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공자는 누구의 사상을 기술했느냐, 중용 30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仲尼 祖述堯舜 憲章文武 ', 즉 중니(공자)는 요순의 가르침을 기술했으며 문무의 도를 법으로 삼아서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공자가 요순의 도를 이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요임금은 황제헌원의 고손자로서, 황제헌원이 현효를 낳고 현효가 제곡고신을 낳습니다. 이 제곡고신의 아들이 바로 요임금입니다. 황제헌원은 사기 13권을 보면, '黃帝生於白民 自屬東夷'라 해서 동방의 백민에서 출생을 했다고 되어있습니다. 환단고기에 보면, 황제헌원은 배달국 8대 안부련 환웅 때 이복형인 신농씨와 함께 동이족에서 분파해 오늘날 중화족의 정신적 시조가 됩니다. 순임금인 경우 맹자가 말하기를 '舜生於諸風 遊於負夏 卒於鳴條 東夷之人也', 즉 순은 제풍에서 태어나 부하에서 살다 명조에서 죽었으니 동이인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나오는 지명인 제풍, 부하, 명조는 모두 동이족의 땅이었습니다. 환단고기에 초대 단군에게는 여덟 명의 현신(賢臣)이 있었는데, 그 중 농수산부장관을 지냈던 분이 고시라는 분으로서 고시의 동생인 고수는 바로 순의 아버지입니다. 우리가 야외에서 밥을 먹을 때 밥의 일부를 떠서 고시례하며 뿌리는 관습도 고시의 덕을 사모하기 위해서 하는 의식입니다.
참고로, 요임금과 순임금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서경에 의하면, 이미 만년에 다다른 요는 덕마저 쇠하여 제위선양을 급히 서둘러 모계사회의 특징인 사위선택을 서두르고 있던 차에, 마침 만만치 않게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었던 천하에 소문난 효자 순임금에게 두 딸을 시집보내고 제위를 넘긴다고 나옵니다. 그러나 실상은 고조선의 압력과 순의 세력에 밀려 요가 물러났던 것입니다. 서경에 '東巡望秩 肆覲東后'라 해서, 순임금이 동쪽으로 순행하여 산천에 제사지내고 '동방의 임금을 뵈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사근동후에서 근(覲)은 {강희자전}에 하현상(下見上), 즉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뵙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후(東后)는 단군왕검을 말합니다. 즉 고조선의 제후 순은 동방의 천자인 단군왕검을 찾아뵈었다는 뜻입니다.
공자 자신도 사실은 동이족입니다. 예기(禮記) [단궁(檀弓) 상(上)]을 보면, "나(공자)는 은(殷)나라 사람이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공자가 태어난 곡부(曲阜)지역의 산동성 일대에서 살던, 흰옷을 입고 백색을 숭상한 은족(殷族)이 전형적인 동방조선족 계열의 동이족이라는 사실은, 현대의 중국학자 서량지나 임혜상이 인정한다는 것을 아까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처럼 유교의 뿌리는 따지고 보면 전부 우리나라입니다. 즉 유교의 사상은 근본적으로 신교에서 뻗어나간 한 갈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불교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인도에서 만든 불교를 최초의 불교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석가모니 부처 이전에 초대 구류손 부처, 2대 구나함모니 부처, 3대 가섭 부처가 있었습니다. 석가 부처는 네번째 부처입니다. 그런데 이 전불시대의 유적이 우리나라에 굉장히 많습니다. {삼국유사} [아도기라(阿道基羅)]를 보면, 고구려의 아도화상(阿道和尙)의 어머니 고도령(高道寧)이 그의 아들 아도를 신라에 보내면서 말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이 곳 고구려는 불법을 알지 못하나, 그 나라(신라)의 경도(京都) 안에는 절터 일곱 처가 있으니, 이는 모두 전불시(前佛時)의 절터니라"인데, 여기서 일곱 처는 흥륜사(興輪寺), 영흥사(永興寺), 황룡사(黃龍寺), 분황사(芬皇寺), 영묘사(靈妙寺), 천왕사(天王寺), 담엄사(曇嚴寺)를 가리킵니다. 또 고려 충숙왕 15년에 인도의 108대 조사(祖師)인 지공선사(指空禪師)가 양주(楊州) 천보산(天寶山) 회암사(檜巖寺)에 와서 그 절터를 둘러보고 말하기를, "상세7불(上世七佛) 시절의 대가람(大伽藍) 터이다"라고 얘기를 한 것이 있습니다. 하나 더 든다면 화엄경에 바다 건너의 동방나라가 불교의 종주국임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해중(海中)에 금강산(金剛山)이 있는데 옛적부터 모든 보살들이 그 산 중에 살고 있다. 현재도 법기(法起)라는 보살이 1,200명의 보살의 무리를 거느리고 금강산에서 상주하며 불법을 강설하고 있다." 법기는 중국 동진(東晉)시대(317-419) 사람으로서 '옛적부터'는 동진시대 이전, 즉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372) 전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상으로 위의 예들은 석가불 이전의 전불교가 우리나라에 이미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도교에 대해서도 말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도교는 황노교(黃老敎)라고 합니다. 황제는 아까도 얘기했듯이 그 혈통이 우리 배달국에서 갈라져 나갔습니다. 갈홍(葛弘) {포박자(抱朴子)}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 昔有黃帝 東到靑丘 過風山 見紫府先生 受三皇內文 以劾召萬神
황제가 청구에 와서 풍산을 지나다가 자부선생을 만나 삼황내문을 받아 만신을 부렸다는 뜻인데, 부연하자면 일찍이 황제는 14대 자오지 천황(치우천황;서기전 2707-2599) 때, 배달국의 수도인 청구(靑邱: 오늘날의 요령성)에 이르러 풍산(風山)을 지나다가 삼청궁(三淸宮)에 들러 치우천황의 국사(國師)인 자부선사를 뵙고 가르침을 받았으며, {음부경}이라 불리우는 {삼황내문}을 전수받습니다. 이것은 황제 학문의 맥 자체가 우리 동방에 뿌리를 두고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노자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환단고기} [태백일사(太白逸史)]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계미(B.C. 518년)에 노인(魯人) 공구(孔丘)가 주(周)에 가서 노자(老子) 이이(李耳)에게 예(禮)를 물었다. 이(耳)의 아버지의 성(姓)은 한(韓)이요, 이름은 건(乾)이며, 그 선조(先祖)는 풍인(風人)인데 서쪽으로 관문(關門)을 나가 내몽고를 경유하여 아유타에 이르러 그 백성을 교화하였다.' 이것은 노자 역시 황제와 더불어 동이족이며, 노자의 성은 원래 한씨로서 李耳의 '李'는 '木의 子' 즉 東方의 子란 뜻입니다. 목은 5행으로 동방을 뜻합니다. 동방의 아들이라는 것을 이름에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도교의 원뿌리도 우리나라 신교의 뿌리에서 나왔습니다.
기독교도 그 뿌리가 있습니다. 슈메르 연구학자인 S.N 크래머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역사는 슈메르에서 시작되었다(History Begins At Sumer)'에서 지적했듯이, 서양에 있어서 최고(最古)의 문명은 슈메르 문명입니다. 사실 서양 역사가들에게 이 슈메르 문명은 최대의 의문사(疑問史)입니다. 슈메르 문명을 건설한 민족이 어디서 왔는가, 원래 원주민인가 아니면 아프리카에서 왔는가, 유럽에서 왔는가 인도에서 왔는가 등등. 지금은 동방에서 왔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졌습니다. 환단고기 삼성기전 하편을 보면 환국에는 12환국이 있었는데, 그 중 바이칼호 서쪽에 위치한 나라가 수밀이국(須密爾國, Sumer)과 우루국(虞婁國, Ur)이었습니다. 수밀이국과 우루국 사람들이 알타이 산맥을 넘어 중앙아시아를 지나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가서 문명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슈메르 민족이 사용하던 설형문자는 태호복희씨가 사용했던 8괘와 흡사하며, 언어도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양 기독교(유대교)문화의 뿌리되는 아브라함의 고향은 바로 슈메르 문명이 자리잡고 있던 갈대아 우르(Ur)입니다. 그가 아버지 데라를 따라 서기전 1950년경 우르를 떠나 유프라테스 강의 줄기를 타고 북쪽으로 하란을 거쳐 가나안에 이주하는 과정에서, '강을 넘어온 사람'의 뜻으로 헤브루인이라 불리우게 된 것입니다. 또 유대족이 황인종, 그 중에서도 몽골인과 근접한 유전자를 가지고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기독교의 모체 문명의 뿌리는 바로 우리 환국문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기독교의 신관은 유일신관입니다. 우리나라의 신관 자체도 원래 철저한 일신관 아닙니까? 여러분들이 삼일신고(三一神誥)라는 책을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민족에게는 3대 경전이 있는데, 삼일신고 외에 천부경(天符經)과 참전계경(參佺戒經)이란 책이 있습니다. 옛날 고구려시대 때나 대진국시대 때는 국민학교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이 책을 공부했습니다. 천부경은 81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주의 바탕자리의 법도를 적어놓은 경전입니다. 천부경이 조화경(造化經)이라면, 삼일신고는 교화경(敎化經)으로서 총 366자에 신론, 인간론, 천국론, 우주론적인 내용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삼일신고 역시 천부경과 함께 환국 때부터 전해내려온 글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으로 치화경(治化經)인 참전계경이 있는데, 이 경전은 전체조목이 366조이고 그 강령이 8조로 되어있습니다. 여러 윤리적 덕목을 싣고 있습니다. 이 경전들은 9000년 전부터 우리민족의 경전으로서 내려왔고, 단군성조도 무슨 행사가 있으면 행사를 치르고 나서 밤새워 이 경전들을 강설했습니다. 그런데 삼일신고의 제2장을 보면 '신은 위 없는 첫자리에 계시사 큰 덕과 큰 슬기와 큰 힘을 가지사 하늘을 내시며...'라 해서, 이것은 기독교의 신관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이것은 기독교 신관에 영향을 준 슈메르의 종교신앙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신교에 뿌리를 두고있기 때문입니다. 슈메르의 종교신앙 가운데 '하나님의 산' 혹은 '하늘 언덕'이라 불린 지구랏(Ziggurat)이라는 제천단 유적들은, 신교의 삼신신앙과 제천문화가 여전히 환국의 후예인 슈메르인들의 삶과 신앙의식 속에서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은 바로 슈메르의 지구랏입니다. 이처럼 기독교도 그 원뿌리를 신교에 두고있는 것입니다.
神敎의 儀式 - 天祭
신교의 의식(儀式)은 제천의식입니다. 쉽게 말해 제사지내는 문화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사문화를 중국의 문화라고 위대한(?) 착각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사지내는 것은 우리나라 문화입니다. 옛부터 우리민족에게는 수많은 제사가 있었지만, 그 중 근본되는 것은 1년에 두번씩 삼신상제께 제사지내는 것이었고, 그 외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祈雨祭, 山神祭, 水神祭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지냈습니다. 원래 우리민족이 모시는 신은 참 많았습니다. 원래 일원적 다신이기 때문에 집 부엌에는 조왕신이 있고, 화장실에는 측신(厠神)이 있고, 집안을 보호하는 토주신 가택신이 있고, 성조대신이 있는 등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팥죽을 쑤면 여기저기 다 뿌려야 됩니다. 이와 같이 신을 받들고 제사를 지내는 이런 문화는 중국의 유교 문화가 아닙니다. 9000년 전부터 우리의 근본문화요 사상이었습니다.
참고로 1년에 두번씩 삼신상제께 천제를 지내던 장소가 어디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옛부터 천제는 아사달(阿斯達)에서 지냈습니다. 아사달에서 '아사'라는 말은 최초라는 뜻과 최고라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또 '달'이란 땅을 뜻합니다. 흔히 양달 응달이란 말을 많이 씁니다. 양달과 응달은 양지 바른 땅과 그늘 진 땅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사달 하면 최고의 땅, 최초의 땅을 가리킵니다. 또 아사달은 최초, 최고의 땅으로 수도(首都)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것은 단군조선의 수도가 위치했던 하얼삔, 백두산, 장당경 모두를 아사달이라고 했던 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아사달에 소도(蘇塗)가 있는데 바로 이곳이 천제를 지내는 곳입니다. 그래서 아사달은 후세에는 소도(蘇塗)라고도 불렸습니다. 소도는 지방에도 있어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보면, '큰나무를 세워놓고 방울과 북을 매어 귀신을 섬긴다. 모든 도망자가 그 속에 들어가면 모두 돌려주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소도에서 지내는 제사의 대상은 일반 잡신이 아닌 온 우주의 절대자인 삼신상제였습니다.
부여에서는 이것을 영고(迎鼓)라고 했습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보면, '정월에 하늘에 제 지내는 국중대회가 있는데, 연일 마시고 먹으며 노래하고 춤춘다. 이름하여 영고라 한다(以殷正月祭天國中大會 連日飮食歌舞 名曰迎鼓)'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기록을 보고 영고를 매일 술먹고 춤추고 노는 그런 오락정도로 여기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우주의 절대자인 삼신상제님을 맞아들이기 위해서 북을 치면서 축제를 벌였던 것입니다. '영고(迎鼓)'의 '영'은 맞을 영(迎)자이고 '고'는 북 고(鼓)자 입니다. 고구려에서는 한맹 또는 동맹이라고 했고, 예맥에서는 무천(舞天)이라고 했습니다. 또 삼한에서는 5월과 10월에 '소도제(蘇塗祭)'를 지냈습니다.
{환단고기} [단군세기]를 보면 단군성조께서 천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굉장히 많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면, 5세 구을단군 때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옵니다. '계해 2년(B.C.2098) 5월 황충(蝗蟲:메뚜기)의 떼가 크게 일어 온통 밭과 들에 가득찼다. 단제께선 친히 황충이 휩쓸고 간 밭과 들을 둘러보고는 삼신에게 고하여 이를 없애주기를 비니, 며칠사이에 모두 사라졌다.' 6세 달문단군 때에는 '임자 35년(B.C.2049) 모든 한(汗:지방 통치자)들을 상춘(常春)에 모이게 하여 삼신을 구월산(九月山)에 제사케 하고'라는 기록이 나옵니다. 또 11세 도해단군 때에는 '경인 원년(B.C.1891) 단제께서는 오가(五加)에 명을 내려 열두 명산의 가장 뛰어난 곳을 골라 국선(國仙)의 소도를 설치케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마니산 아시죠? 원래는 마니산이 아니라 마리산입니다. 마리는 머리(首)를 뜻합니다. 초대 단군이 여든여덟살 되던 무오 51년(B.C.2283)에 운사(雲師)인 배달신(倍達臣)을 강화도에 보내서 삼랑성을 짓고 마리산에 제천단(祭天檀)을 쌓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강화도 마리산은 인류역사에 있어서 가장 오래된 제천단입니다.
천제를 지내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백성을 위하여 복을 구하는 위민기복(爲民祈福)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 신에게 빌어서 나라가 흥하기(祝神興邦)를 바랬던 겁니다. 즉 백성을 위해서 신에게 복을 빌고 나라가 흥하기를 바라는 것이 제천을 하는 목적이었고, 이를 통해 모든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일하는 구심점을 마련한 것입니다. 1988년에 우리는 올림픽을 치뤘습니다. 그런데 올림픽도 사실은 운동경기가 주목적이 아닙니다. 올림픽은 원래 그리스 올림푸스의 12신에게 감사의 제사를 드리고 그 뒷풀이로써 운동경기를 벌였던 겁니다. 요새 올림픽은 역사의 근본을 잊어버리고 단지 운동경기에만 충실하게 되어, 우주의 절대자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싹 없애버렸습니다. 본말(本末)이 전도되어버렸다는 말입니다.
제사에 대해 하나 더 얘기하겠습니다. 제사 중에서 천제 외에 중요한 것이 바로 조상님에 대한 제사입니다. 우리민족은 철저하게 충효를 얘기해왔습니다. 현재 우리는 조상제사에 대해 4대봉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중국의 제도에 의해 3대봉사, 2대봉사 하다가 4대봉사로 정착이 된 겁니다. 그러나 조상을 섬기는 것은 우리민족의 근본사상이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삼신(三神)이란 말이 옛날책에 나오면, 삼신은 천신(天神)과 지신(地神)과 조상신(祖上神)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만, 그건 잘 모르고서 하는 얘기입니다. 삼신은 천신 지신 조상신이 아니라 하나면서 셋으로 작용하는, 천지인을 주재하는 우주의 일상제(一上帝)를 말합니다. 이렇게 삼신상제를 신앙하는 우리민족의 신교는 7500년동안 국교로 자리잡아 오다가 외래종교에 의해 서서히 자취가 사그러들었습니다만, 그래도 민속과 전통 속에서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이 샤머니즘이라든가 애니미즘의 형태인데, 이것은 본래의 근본은 없어져버리고 여파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샤머니즘을 흔히 무격신앙이라고 합니다만, 요새 이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샤머니즘에 대해 학자들은 시베리아, 만주, 몽고, 한반도, 일본에 걸쳐있는 원시종교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엘리아데 같은 사람은 그와 같은 주장에 반대합니다. 샤머니즘이란 모든 고대 인류의 보편적인 종교형태였다고 얘기합니다.
샤만은 세가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첫째 프리스트(priest), 사제자(司祭者)의 역할이 있습니다. 단군이 삼신상제께 제사를 올린다면 집전관이 됩니다. 사제자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프라피트(prophet), 예언자의 역할을 합니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신에게 계시를 받아 통치하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마지막 세번째로 메디컬맨(medical man), 의사의 역할을 합니다. 이상 샤만에 대해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만, 이것은 과거 샤만의 본래 모습의 지류를 가지고 지금의 학자들이 얘기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샤만의 역할에 대해 간략히 정리한 것만도 상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최초로 얘기한 사람이 단자로프란 사람인데, 이 사람의 종족은 시베리아족입니다. 바이칼호 서쪽에 브리아트라는 종족이 있는데, 단자로프는 거기서 태어나 샤만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를 서방세계에 보고했습니다.
애니미즘에 대해 간략히 얘기해본다면, 신교에서는 삼라만상이 신(神)으로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즉 천지간에 가득찬 것이 신이라는 것입니다. 신교의 근본사상은 다신(多神)에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일원적(一元的) 다신입니다.
神敎의 맥
이러한 신교의 맥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신선의 맥을 살펴보면 환인, 환웅, 단군 같은 분들 모두 장생불사의 맥을 이었던 사람들입니다. 47대 단군이었던 고열가 단군만 하더라도 그냥 돌아가신 분이 아니라, 왕위를 버리거 구월산에 들어가 도를 닦아 신선이 된 분입니다. 단군의 이러한 도를 이은 분에는 신라시대의 사선(四仙)과 의상대사가 있습니다. 의상대사는 흔히 불법만 연구한 분으로 알고 있지만, 그 분도 우리 신교를 연구한 선맥을 이은 사람입니다. 원효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고운 최치원도 그렇고 고려시대의 강감찬도 선맥을 이은 사람입니다.
팔공진인(八公眞人)이라는 사람이 쓴 신교총화(神敎叢話)라는 책을 보면, 고려시대의 유명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살아있는 자하선생(紫霞先生)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자하선생은 가야산에서 여동빈(與洞賓)과 은거하며 놀고있다고 합니다. 저도 이 책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자하선생의 나이는 639세입니다. 팔공진인은 47살 아래인데 이조말기에 팔공진인 자신의 말과 스승 자하의 말씀을 기록하였습니다. 신교총화를 보면 여러 얘기가 있습니다만, 하나 예를 들면 '神敎之 爲衆敎之 爲祖 爲母之理 '라 해서, '신교는 모든 종교의 할아버지요 어머니가 되는 진리이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 역시 유 불 선의 뿌리가 신교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조선시대 때 선맥을 기록한 책으로 해동전도록(海東傳道錄)과 홍만종이 지은 해동이적(海東異蹟), 그리고 청학집(靑鶴集)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들은 우리가 잘 모르는 신선의 맥을 자세히 적어놓은 책들입니다.
접으며
이상 인류의 모체사상인 신교의 사상에 대해 대략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처음 듣는 분들도 많았을텐데, 결론적으로 우리민족의 사상이란 인류의 모체사상이고, 우리나라의 시원사를 공부하다 보면 인류의 시원사와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환단고기라는 역사서를 직접 보면 우리민족이 인류의 모체문명이고, 모든 사상의 종주국이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아실 수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우리의 신교사상이 건너가 신도가 국교처럼 되어있잖아요. 신도는 일본의 고유사상이 아니라 우리나라 신교의 한 갈래입니다. 또 아메리카 인디언이라든가 잉카문명, 그리고 마야문명을 건설했던 사람들도 신교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뼈대는 다 잊어버리고 껍데기만 몇몇 지역에 남아있는 상태이지만, 거기에도 아직까지 신교의 유풍이 남아있습니다. 저의 강의를 들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 력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동 대학 한의학 박사 현 대전대 교수(한의학) 증산도 교수신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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